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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 효과

by 우oㅏ 2023.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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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을 소재로한 TV 쇼, 신선한 설정

저질 체력 탈출을 꿈꾸는 나는 자연스럽게 넷플릭스 ‘피지컬: 100’을 시청하게 되었다. 일단 1, 2화가 공개되어서 거기까지. 처음엔 그저 흔한 힘자랑이려니… 하고 보기 시작했다가 사람들이 입장하는데 남녀노소 및 체급 차이 상관없이 경쟁을 한다고?? 매우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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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직업도 당연히 체력 좋겠다고 생각되는 운동선수 출신, 특수부대 출신 사람 말고도 영화 속 크리쳐의 움직임을 디자인하는 안무가, 남자 폴 스포츠 (폴댄스?) 전문가, 치어리더, 배우 등등 인물 구성이 신선했다. 어떤 운동 경험이나 백그라운드가 있었는지 하나씩 밝혀지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첫 연습게임(?)이 오래 매달리기였던 것도 재미있었던 것이, 보자마자 어? 허허허 이러면 힘은 좋지만 몸무게 많이 나가는 파워리프터나 보디빌더 등은 금세 떨어지겠네? 이런 생각이 들었고 일부 맞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예상외의 결과가 나올 것 같아 흥미를 돋웠다.
 

경쟁, 이기는 전략

그리고 정식 첫 게임으로 1:1 매치로 공 뺏기가 이어지는데, 제한시간을 두고 시간이 종료되는 시점에 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이다.

제일 재미있었던 경기는 파워 리프터와 체육대학생(체육교육이었나?) 간의 경기였다. 우선 선택권 있던 체대생이 이 경기에서 필요한 것이 날렵함, 스피드, 유산소 지구력으로 생각하고 자기의 장점의 대척점에 있는 (그럴 것으로 추측되는) 파워리프터를 고르고 장소 또한 그에 유리한 장애물 많은 놀이터 형태의 경기장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확실한 이기는 전략을 선택한 것은 시청하면서 '그렇지!'라며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부분이었지만, 막상 경기 시작하자마자 먼저 재빨리 뛰어나간 체대생이 공을 놓쳐버리는 바람에 파워리프터가 먼저 차지하고 힘으로 공을 지키는 상황이 되자 엉? 이러면서 나도 같이 당황해 버렸다. 경기 결과는 스포하지 않기 위해 말 안 하겠다. ^^

아무튼 그 이후로도 두 참가자 모두 서로 각자의 장점을 살리면서 상대방 약점을 공략했고, 이렇게 몸과 머리를 함께 쓰는 모습이 재미를 배가 시키더라. (반대로 재미없었던 경기는 공을 차지하기 위한 특별한 전략 없이 단순히 상대방을 자신의 피지컬로 제압하는데 힘과 시간을 다 써버리는 일종의 자존심+허세 기싸움 류의 경기였다.)
 

언더독 효과 & 익숙해지기 전략

그런데 여러 사람과 함께 시청하다 보니 관람자들의 반응도 관찰하는 것도 재미가 있었다. 물론 워낙 관찰 샘플이 적어서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어제 관찰한 주요 공통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둘 다 잘 모르는 사람들인데 체급 차이가 나면 사람들은 뭔가 (겉보기에) 약해 보이는 사람을 응원하게 된다는 점

(2) 그리고 비슷해 보이면 익숙한 (=유명인까지는 아니더라도 몇 번 본 기억이 있는) 사람을 더 응원하게 된다는 점


(1)번은 그 유명한 언더독 효과다. 사람들이 약자로 보이는 사람이나 팀을 심리적으로 같은 편으로 여기며 응원하게 되는 현상말이다. 단순히 동정뿐만 아니라 스포츠에서도 약팀이 강팀을 꺾을 때 그 기쁨이 커서 이런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수학적 확률로 대충 설명해 보면 기대값이라는 건 아래와 같고, 이래서 사람들이 약자로 보이는 이를 응원하게 되고 약자가 승리하면 더한 짜릿함을 느낀다고 볼 수 있다. 

[기대값] = [어떤 사건이 발생할 확률] x [그 사건이 주는 이득]

강팀을 응원하는 사람 입장에선 강팀이 이길 확률이 90%(=0.90)이고, 강팀이 이기는 게 너무 당연하게 느껴져서 10 만큼의 기쁨을 느낀다면 기대값은 0.9 x 10 =9

약팀을 응원하는 사람 입장에선 약팀이 강팀을 꺾을 확률이 10% (=0.10)이지만, 그 기쁨이 300 만큼이라면 기대값은 0.1 x 300 = 30

위의 예에선 기대값 9보다는 30이 더 크니 약팀을 응원하는 게 더 짜릿할 것 같다. 
 

주사위-3개-사진
인생도 확률 게임?


(2)번을 관찰하고는 딱 떠오른 것은 고전적인 광고 기법이었다. 뭔가 계속 노출시키는 방법 말이다.
 
계속 노출되다 보면 익숙해지고 처음엔 그것이 좋아 보이지 않아도 뭔가 그런 종류의 상품이나 서비스가 필요할 때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고 어느 순간에 그리 싫어하지 않게 되어 심지어는 우호적이 되거나 내적 친밀감이 생기는 것 말이다. 뭐 너무 과하면 역효과가 나는 거지만....
 
이 경우의 유사한 예로는 못생긴 사람인데 자꾸 보다 보니 정들고 안 못생겨 보이고 호감형으로 바뀌고 심지어는 이쁘고 잘생겨 보이는 단계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이 대목에서 어떤 배우나 개그맨, 가수 등을 떠올리면 다행이지만 옆을 보면서 ‘그때 내 눈에 콩깍지가!!’ 이런 분들은 없기를…

무서운-처키-인형-사진
심지어 처키도 계속 보다 보면 뭔가 귀엽고 정든다.


오늘의 결론

앞으로도 지켜봐야겠지만, 단련해 온 방향성이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어떤 룰로 만나서 새로운 상황을 극복할지 궁금하다. 이미 촬영은 끝났겠지만, 개인적으로 1:1 몸싸움 필요한 파이터에게 유리한 경쟁 구조보다는 특정 종목만 유리한 것 없는 출발 드림팀 같은 장애물 경기나 파쿠르 술래잡기 등 평화스러우면서도(?) 다이나믹하고, 또 결과에 승복하기 깔끔한 종목으로 계속 인기를 얻었으면 좋겠다.

- 마늘맛 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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