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폰트(font)와 미국의 역사 시간 감각

by 우oㅏ 2023. 1. 29.
반응형

뉴스를 보면서 떠오른 생각

얼마 전 워싱턴 포스트 발 뉴스에 재미있는 기사가 나왔다. 요점은 美 국무부가 장애인 등의 문서 접근성 향상을 위해 모든 공식 문서에 그동안 오래 써왔던 장식이 많은 Times New Roman 폰트/서체에서 장식적 요소가 없는 Calibri 글씨체로 변경한다는 결정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내부 직원들이 심지어 신성모독(sacrilege)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반발한다는 기사다.

반응형


영문 기사 링크)

 

A font feud brews after State Dept. picks Calibri over Times New Roman

"The Times (New Roman) are a-Changin," read the subject line of a cable from Secretary Blinken that was sent to U.S. embassies as part of an accessibility push.

www.washingtonpost.com

 


(1) 글씨체가 접근성 (accessability)과 무슨 상관?

글씨체를 바꾸는 게 접근성에 어떻게 도움을 준다는 것일까? 약시 같은 경우에 매우 가까이 있는 문서만 볼 수 있는데 글씨체가 단순할수록 글씨를 구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요즘에는 시각 장애인들이 모니터 화면의 글씨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스크린 리더와 같은 보조적 기술을 사용하는데, 글씨에 장식 요소가 빠진 단순한 서체가 기계 입장에선 오류 없이 더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고 한다.

(2) 내부 반발의 정도?

그런데 왜 반발을 하는 것일까? 단순히 뭔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싫어하는 보수적 성향 때문에? 이 정도 가지고는 기사에 언급된 ‘신성 모독’과 같은 반응은 나올 수 없다. 너무 격한 반응이라 워싱턴 포스트 해당 기사를 찾아보니 익명으로 ‘내가 아는 사람은 신성 모독이라더라…’의 반 농담조의 반응인 듯했으나 반농담이라는 것은 반은 진심이라는 뜻이기도 하고 내부 반발이 기사화될 정도면 그냥 농담만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느껴진다.


“WP는 국무부의 영역에서는 "말"이 화폐처럼 통용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사용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화폐의 가장 큰 의미/가치는 모든 사람들이 그저 장부에 적힌 단순한 숫자가 가치가 있다고 모두 믿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인데, 화폐로 비유한 것으로 보아 미국 국무부 사람들은 서체 형식이 해당 기관의 역사와 전통, 권위, 신뢰감을 담은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3) 이 정도로 반발할 일인가?

그런데 이번 변경의 취지가 전자기기를 통하여 더 많은 사람들의 쉬운 접근성을 위한 조치인데, 아무리 옛 글씨체가 역사와 전통을 담고 있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반발할 일일까? 게다가 Times New Roman 서체도 사실 2004년부터 사용했다니 채 20년도 안된 전통인데?

이렇게 추리/생각해 본다.

“혹시 나 같은 한국사람의 20년이란 것과 미국 사람들의 20년은 그 의미가 다를지도 모른다?”

생각해 보니 미국 역사는 1776년 독립 선언부터 2023년 현재까지 약 247년, 이 중에 약 20년간 지속한 전통이라면 20년/247년 =무려 8.1%의 역사의 세월을 차지하는 것이다.

내가 이해해 보려고 우리나라로 환산해 보았다. 한국 역사의 8.1%는 얼마나 될까?

단군할아버지 기원전 2333년 추정 ~ 서기 2023년 = 4,355년 → 4,355년의 8.1% 는 약 353년 세월… 와, 길다.

따라서 우리로 치면 대략 1670년대 조선 현종, 숙종 시대부터 현재까지 350여 년간 계속된 전통을 바꾸라는 느낌인 건가??? 이를테면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뉴스에 꽤 크게 나왔던 이슈였던, 수 백 년 이어온 호적제도 폐지 때 있었던 반발 정도 수준이라고 이해하면 될까?

그런데 이때도 이른바 유학자 집단인 유림이나 몇몇 문중에서나 반발했고… 아, 지금 이슈도 Times New Roman 서체에 충성(?)해온 미국 국무부 내부 직원만의 반발일 테니 비슷할 수 있겠다.

이상은 실제 진실과는 1도 관계없이 그냥 나의 상상의 산물이니 심각하게 생각할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미국에서 게다가 보수적인 공무 집행 기관의 20년 전통(?)은 우리가 생각하기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긴 하다.

미국-대통령-조각-러시모어산-사진
우리가 단군 할아버지 보듯이??

 

(4) 뜻밖의 여정, 영단어 공부

뭐 늘 그렇듯이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자연스럽게 의식의 흐름을 따른다.

그런데 기사에서 ‘Serif 글꼴에서 깔끔하게 보이는 San Serif로 바뀌었다…’는 내용이 있어서 언뜻 든 생각이 ‘그렇다면 san이 뭔가 반대로 아니다/없다는 뜻인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맞네 맞아..

 

What is Serif and Sans Serif?

What is serif and sans serif? Click to learn more about different types of fonts and the specific meaning behind your chosen typeface.

www.pluralsight.com

  • Serif typefaces are recognized by the tiny lines or “feet” that extend off of the letters.(알파벳 시작/끝 부분에 있는 작은 돌출선)
  • “Sans,” which is Latin for “without,”... (‘without’을 뜻하는 라틴어)

음.. 더 생각하다간 날밤 새겠다. 이제 그만~


오늘 배운 점

1) 시각 장애인을 위한 스크린 리더와 글씨체와의 관계 (접근성)

2) 글씨체에서 자기(직업적) 정체성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는가 보다...

3) 미국 역사 20년은 우리나라 역사 350년 급일까?

4) San Serif = 라틴어로 ‘발 없는(without feet)’이란 뜻

- 마늘맛 life -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