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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투쟁-회피 반응

by 우oㅏ 2023.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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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너무나도 생생한 악몽을 꾸었다. 심지어 새벽에 으아악~! 소리를 지르며 깼을 정도였다. 최근에 꾼 꿈은 내용 자체는 희미하지만 마지막 클라이맥스는 지금도 생생하다. 배경은 뭔가 제주도나 열대 지방의 바닷가가 창문에 보이는 집이었다. 나는 머리를 감고 있었는데 갑자기 뭔가 시커먼 것이 입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냥 뱉어 내면서 ‘엥? 이게 뭐야?’ 그러면서 의아해하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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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샤워 중에 사람인지 뭔지 어떤 존재가 내 왼쪽 귀에다가 대고 숨결 느낌과 함께 '우와아아아왁~~~~!!!!'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그때 나도 완전 깜놀하면서 현실 세계에서도 으아악 소리를 지르면서 깼다. 진심 최근 10년 내에 꾼 꿈 중에 제일 놀란 꿈이었다. 와.. 지금 생각해도 식은땀 나네..

그때 일어나서도 계속 두근두근… 분명 꿈이었다는 걸 아는 상황에서도 꿈꾸는 중에 나의 뇌는 실제와 뇌내 경험을 구분하지 못해 두근두근 신체 반응까지 자아내었다. 이래서 현실이 사실은 진짜 현실이 아니라 가상세계에 살고 있다는 매트릭스+인셉션+호접지몽스러운 시뮬레이션 우주론까지 나온 것 같기도 하고.

 

영화-스크림에-나왔던-가면-사진
얘는 보통 때 보면 웃긴데..

 

투쟁-도피 반응 (fight or flight)

어릴 때는 꿈에서 싸우거나 또는 무서워서 막 소리를 질러야 하는 상황인데 목소리가 안 나와서 괴로워하다가 '으으으… 으갸갹!' 이러면서 막판에 겨우 소리 내면서 깼던 것 같은데, 나이가 드니 이젠 소리도 아무 딜레이 없이 잘 지르는 것 같다. 아마 이제는 포기할 건 포기하기도 하고 필요시에는 맞서기도 하는 어른스러움을 드디어 갖추게 되어서 그런 걸까? 아니면 이제는 부끄러움을 몰라서 그냥 막 소리 지르는 것일지도?


그러고 보니 '싸우거나 무서워서 소리 지른다'라고 하니 생각나는 게.. 이것이 전형적인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다. 이른바 투쟁-도피 반응 (fight or flight).

인류는 진화 과정을 통해 방어기제로서 투쟁-도피 반응 전략을 취했다는 썰이 유력하다. 예를 들어 맹수를 마주쳤다. → 스트레스를 받는다. → 막대기라도 집어 들어 맞서 싸우거나 아니면 전력을 다해 걸음아 나 살려라 뛰어 도망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 이때 뇌나 장기에서 스트레스 관련 물질이 마구 분비된다고 하는데, 이 물질들은 글리코겐 분해 촉진, 포도당 분비 증가, 호흡량과 심장 박동 증가 등등등 전반적으로 살아남기 위하여 신체의 에너지 레벨을 높이고 격렬한 육체적 활동(투쟁 or 회피)을 준비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현대 사회에선 맹수를 만날 일은 거의 없겠지만 대인관계, 성적, 시험, 취업, 다이어트, 외모, 자아실현 등등에서 골고루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는데 이런 경우에도 (아까 내가 꿈과 현실을 구분 못해 소리 지른 것처럼) 우리의 몸은 마치 맹수를 만난 것과 같이 호르몬이 펑펑 분비가 된다고 한다.

그렇지만 누군가에게 야단맞는다고 암바를 걸어버린다든가 또는 상대방으로부터 도피한다고 문을 박차고 전력질주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우리 몸에는 격한 운동 위한 호르몬들이 넘쳐나게 되는데, 막상 몸을 거의 안 움직이는 생활을 하다 보니 영 안 좋은 방향으로 건강이 망가진다는 썰이다.

종합격투기-사진
이럴 수도 없고.. 가만, 누워있는 게 나인가?

 


반대로 이를 이용하기도 한다.

파워리프팅 선수나 시합 들어가기 직전의 권투선수 등을 보면 코치가 고함지르며 등짝이나 뺨을 마구 쳐대면서 투지를 끌어올리며 부스팅(?) 시키는 장면을 자주 봤었는데, 이것도 나름 오랜 경험을 통해 터득한 원리가 숨겨져 있는 것 아닐까? 나도 스트레스를 강력한 추진력으로 전환하고 싶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현실은...
 

체육관에-쓰러진-사람-사진
휴일의 내 모습

 
- 마늘맛 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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