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마시멜로 실험의 의미

흔히 마시멜로 실험으로 알려진 '만족 지연(delayed gratification)' 관련 실험은 '인내심이 큰 유아/어린이일수록 나중에 학업 성취도가 높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그런 면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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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1970년대 실시된 마시멜로 실험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 4~6세의 유아/어린이에게 마시멜로 한 개를 준다.
- 만약 15분 동안 먹지 않고 기다리면 (=인내심 테스트) 두 배를 주기로 약속했다.
- 이때 유혹을 이기고 보상을 받은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높은 학업 성취도를 달성했다.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에 실험대상에 대한 추적 조사)
 

단순히 타고난 인내심?

결국 인내심이 성공의 열쇠인 것처럼 마시멜로 실험이 유통(?)되고 있고 말하고자 하는 교훈은 잘 이해하겠다. 그러나 애초에 어린이의 인내심은 왜 서로 다를까에 대한 관심은 적었다.
 
위 실험이 학업 성취도 등이 후천적 교육이나 훈련보다 뭔가 타고난 것이 더 좌우한다는 식으로 결정론자들에게 오용(?) 되면서 애초에 실험이 제대로 된 것인지 의심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우리들의 관심도 타고난 (= 바꾸기 어려운) 인내심보다는 사실 어떻게 하면 자녀에게 인내심을 길러주고 그 결과로 학업 성취도도 높일 수 있을지가 아닐까?
 

타고난 인내심보다는 타인에 대한 신뢰감이 더 중요

마시멜로 실험의 다른 측면을 보게 해주는 후속 연구로 2010년대에 유사한 실험을 진행하였는데, 결과적으로는 개개인의 인내심에 의한 것보다는 당시 실험을 진행하는 연구원에 대한 신뢰도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즉, 정해진 시간을 기다리면 확실하게 보상을 받을 것이라는 신뢰를 하는 경우에 더 오래 기다리고, 연구원의 말이나 행동에서 신뢰감을 못 느끼면 기다리는 시간이 더 짧아졌다. 
 
그리고 또 다른 요소로 보통 부유하거나 간식거리가 풍부한 환경에서 자라온 아이들이 더 오래 기다린다는 결과도 있다. 부유한 사람들이 인내심이 더 크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조금만 더 부연하자면 마시멜로쯤에는(?) 그리 인내심을 크게 발휘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더 기다릴 여유가 있다고 해석하는 게 더 맞는 듯하다.
 
마시멜로 하나쯤이야 못 먹어도 실험 끝나고 엄빠에게 아이스크림 사달라고 하면 쉽게 얻을 수 있는 아이들은 기다림에 대한 고통이나 손해감을 훨씬 적게 느끼는 것이다. 반면에 '참으면 다음에 사줄게..' 종류의 말에 계속 속아온(?) 어린이들은 기다리면 더 준다는 약속에 대한 신뢰도가 낮고 당장 눈앞의 이익을 취하는 것에서 더 성취감/만족감을 느낄 것이기 때문에 기다림보다는 당장의 만족을 선택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교훈은 받아들이되 진실을 알고 행동하자.

결국 최초의 마시멜로 실험은 실험 대상의 처해진 가정적/사회적 배경 같은 조건이나, 실험을 진행한 방식이 통일되지 않아서 제대로 세팅되고 통제된 실험이 아니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마시멜로를 덮어 두었을 때 vs. 그냥 보이게 했을 때, 가까이 두었을 때 vs. 멀리 두었을 때, 창문으로 자신이 관찰당하고 있는지 여부, 실험 진행자의 신뢰감을 주는 태도 등 여러 시험 조건에 따라 어린이들이 기다리는 시간의 편차가 매우 커서 최초 실험이 정밀하게 통제된 환경에서 수행된 것이 아니라고 보고 실험 자체에 대한 신뢰도를 낮게 보는 것이다. 
 
그렇지만 꼭 마시멜로 실험이 잘 통제된 실험이 아니었다고 해도, 우리는 이 고달픈 삶을 잘 헤쳐나가기 위해선 어느 정도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안다.
 
자녀를 잘 키우려면 어때야 한다 종류 중에서 늘 듣는 소리가 '일관성 있게 부모의 옳은 원칙을 계속 보여주라'는 것이다. 인내심이라는 능력도 부모와 아이 간에 서로 신뢰하는 환경에서 원칙에 따라 믿고 행동하는 것이 결국 더 큰 이익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하고, 어려서부터 작더라도 인내를 발휘하였을 때 소소한 성공을 경험하게 하면서 인내심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괜히 애들 앉혀 놓고 과자 접시에 두고 괜한 마시멜로 실험 재연하면서 참으라고 강요하지 말고 그냥 다들 스스로 올바르게 일관성 있는 태도로 살아가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더 좋겠다. ^^
 
- 끝 - 
 

우린 아무 잘못없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