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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 의식을 활용한 학습이 가능할까? (코카콜라 무의식 광고 사례)

by 우oㅏ 2023.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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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리미널 광고

서브리미널 광고(Subliminal Advertising)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수준의 메시지나 자극을 이용하여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행동이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광고를 말한다. "서브리미널"이란 용어는 직역하면 "인지/의식의 아래에 있다"는 뜻으로, 우리가 뭔가를 감지하고 판단하기 전에 이미 그것을 (무의식적으로) 인지한 상태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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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서브리미널 광고는 영상이나 음악과 같은 매체에서 너무 짧아서 보이지 않는 한 프레임의 이미지나 메시지를 삽입하여 사용된다. 보통 영화는 24 fps (frames per second) 즉 1초에 24장의 이미지가 보이는 것이니 그중에 1장이라면 1/24초, 0.04초 수준이니 눈 깜박거리는데 걸리는 0.1초 수준보다도 짧은 시간이다.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무의식적으로 전달되는 메시지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인지하기 어렵지만, 인간의 의식적인 인지를 우회하여 무의식적인 수준에서 행동이나 선택을 조종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고 시도한 것이었다. 이를 통해 제품이나 브랜드의 이미지를 강화하거나 구매욕구를 유발할 것으로 기대하였다. 그러나...

 

유명한 코카콜라 잠재의식 광고 실험

영화관에서의 팝콘과 코카콜라의 서브리미널 광고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1957년에 제임스 비커리는 "잠재의식을 자극해서 인간의 구매행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을 하였다. 이를 실험하기 위해 미국의 뉴저지에 있는 극장에서 영화 '피크닉'을 상영하는 동안 사람이 의식하지 못하는 짧은 순간에 코카콜라를 마시라는 메시지와 팝콘을 사라는 잠재의식 메시지를 스크린에 삽입했고, 콜라와 팝콘의 매출이 이로 인해서 많이 늘어났다고 주장한 것이다. 

 

당시 미국 정부도 매우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2차 세계 대전 이후 냉전 시대에서 상대국을 압도하기 위해 각종 과학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초능력자 양성 프로젝트 같은 것까지도 국가 예산으로 진행하던 시대라서 아마도 적국 사람들에게 체제 선전이나 심지어 상대국 지도자의 무의식을 조종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해본다. 

 

아무튼 미국 정부 관계자나 CIA, 그리고 방송국 등에서 관련 실험을 수행해 봤지만 서브리미널 메시지가 뚜렷한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다. 그리고 비커리의 연구에 대해서 조사 샘플 수도 너무 적고, 결정적으로 1962년에는 비커리 본인이 엉터리 실험이었다고 자백하였다. 참고로 국내에서 서브리미널 광고가 금지되어 있는데 이는 무의식을 건드리는 것이 효과가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 아니고, '동의되지 않은 정보 선택 자유의 침해' 등을 이유 제재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매력적인 스토리 텔링이라서 아직까지도 심리학 책에도 소개되는 경우가 종종 있고, 무의식이나 잠재의식을 통한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에 대해 희망(?)을 품고 각종 학습법으로 포장되는 경우도 있다.  

 

잠재의식 학습법?

만약 서브리미널 광고가 진짜로 먹힌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우리가 넷플릭스 드라마를 정주행 (binge watch) 하면서 몇십 프레임마다 한 프레임씩 영어단어나, 암기과목 교과서나 EBS 수능 강의를 삽입해서 볼 수 있다면 우리는 그저 드라마를 즐긴 것이지만 나도 모르게 공부가 되어 있을테니까!

 

사실 이런 상상만 해봐도 얼마나 서브리미널 광고가 말이 안 되는지 알 것 같다. 온갖 정신을 집중해서 (의식적으로) 열심히 공부해도 며칠 지나면 잊어버리는데 단순히 쓱 몇몇 장면이나 메시지를 (그마저도 의식 수준에서는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빠르고 짧게) 보여준 것 만으로 유의미한 행동의 변화가 일어나겠는가?

 

잠재의식을 활용한 학습에 대한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신뢰할 수 있는 실험적 증거가 부족한 상태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다. 뭐 그래도, 혹시 어느 순간 가공할만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으니 늘 열린 마음으로 기다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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