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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天障)과 천정(天井) 그리고 천정부지(天井不知)

by 우oㅏ 2023.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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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이 00주 연속 상승하면서 해당 제품의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기사에서 이런 표현을 많이 본다. 여기서 '천정'은 무엇일까?

천정부지는 한자로 天井不知로 쓰며,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것은 천정(天井)을 알지 못할(不知) 정도로 오르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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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천정(天井)은 '천장(天障)'이랑 같은 뜻인데 재미있게도 천정(天井)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천장의 비표준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렇다. '천정'은 현재 비표준어이다.

천장은 방에 누워서 위를 올려다보면 보이는 지붕 아래의 면인데, '천정부지'라는 한자표현도 '천정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 상한선도 없이 높다'는 뜻이라서 천정/천장을 둘 다 의미는 통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천정은 비표준어)

아마도 예전에는 둘 다 같은 뜻으로 혼용해 왔을 것이고 '천정부지'라는 표현을 보니 천정도 상당히 오래된 단어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조금 더 찾아보니 천정(天井)은 일반적인 천장(ceiling)과는 달리 궁궐이나 큰 절과 같이 규모가 큰 한옥 구조에서 지붕 아래에 나무 기둥을 우물 정(井) 한자처럼 격자 구조가 보이는 구조에 대해서 천정(天井)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아래 사진의 윗부분을 보면 격자 구조가 보인다. 구글에서 '경복궁 천장'이라고 검색해 보면 더 다양한 격자 모양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궁궐-실내와-천장의-모습
천장 쪽을 잘 살펴보면 격자 무늬가 (천정이) 보인다.

 

굳이 구분하자면 일반적인 지붕아래에 (요즘 주택으로 치면 평면으로 깔끔하게 도배된) 누워서 보이는 윗면은 천장이라고 부르는 게 일반적이고, 한옥 궁궐이나 절에서 우물 정자로 보이는 구조만 천정(天井)이 허용(?)될까나? 아무튼 현재 표준어로 하면 경복궁의 천정 무늬도 천장이다. 

참고로 천정(天井)은 비표준어이지만, 네 글자인 천정부지(天井不知)는 표준어다. 좀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혹시 '천정부지로 치솟는다'는 표현을 하기엔 보통의 천장(天障) 정도는 너무 낮아서 느낌이 약하고 궁궐 정도 되는 높이의 천정(天井) 쯤 되어야 지붕 뚫고 치솟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천정부지라고 했을 것이라고 애써 이해해 본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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