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P처럼 살고싶은 J, 동네 식당 탐방
2025.01.24 금요일 치앙마이 2일 차
와, 어제까지는 우중충한 겨울 아침이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햇살이 장난이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저기 구석탱이에 누군가 까꿍하고 아침 인사를 해준다. 찡쪽이라고 부르는 도마뱀인데 이게 해충을 다 잡아먹는다고 알고 있어서 큰 거부감은 없지만, 여기 먹을 게 없을 거 같아서 빗자루를 활용하여 문 밖으로 잘 가이드해 줬다. 안녕~ 또 오지는 마~ ㅋㅋ

일단 아무런 구체적인 계획은 없기 때문에 환경만 바뀐 일상을 살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아침 운동 -> 동네에서 도보로 다닐 수 있는 가까운 식당 파악 -> 그 외 주요 위치 파악 순으로 하기로 했다.
- 해외에서도 꾸준한 운동을 하고 싶었다.
평소 생활 습관화 한 것 중에서 그나마 가장 보람을 느끼는 것 중에 하나가 출근 전 매일 아침 운동하는 것이었고, 비록 치앙마이에 머리를 식히러 왔지만 몸까지 늘어지게 할 생각은 없는지라 아침 운동이라는 좋은 습관은 계속 유지하고 싶었다. 더군다나 1주일 정도의 짧은 여행이 아니라, 한 달이 넘는 장기간이라면 체력 관리도 신경을 안쓸 수가 없었고, 지난 글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숙소를 정하는 기준 중의 하나가 Gym & Pool이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서 조그마한 체육관에 가봤는데... 순간 아차 싶었다. 물론 예약하기 전에 사진으로 봐도 기구가 달랑 서넛밖에 없는 홈짐 수준의 체육관인 건 알았지만, 대부분이 고장이 나서 제대로 동작을 안 한다는 것은 몰랐다.
일단 웨이트 머신류는 그냥 의자도 덜거덕거리고 케이블 길이도 제각각이고 한마디로 사용 불가. ㅜㅜ
트레드밀은 소음이 심했지만 그래도 굴러가길래 시도해 봤는데 중간에 바닥 벨트가 밀리면서 미끄러지거나 속도가 균일하지 않아서 이것도 아니다 싶었다.
나는 한 번 해보고 자칫 부상당할 수 있겠다 싶어서 안 했는데, 오다가다 보니 며칠 뒤에 수리기사가 와서 손보는 것 같았다. 그런데 또 며칠 뒤에 보니 아예 트레드밀이 없어졌다. ㅋㅋㅋㅋㅋ 수리 또는 교체를 위해 들고 간 것 같았다.

다행히 수영장은 체육관과는 달리 사진에서 봤던 그대로 작지만 쓸만해서 수영 흉내만 내 수준에서는 사람 없을 때 편하게 운동할 수 있었다. 지금은 연속으로 안 쉬고 수영하는 것 5분도 못하는데 이번 기회에 수영이나 연습해야겠다.

P처럼 살고 싶은 J
아침에 운동하고 씻고 나서 좀 쉬다가 식사도 할 겸 나왔다. 와, 태양이 뜨겁다 못해 따갑다. 새벽에는 17도 정도로 시원한데 한낮에는 30도가 넘는다. 그래도 습도가 낮아서 그늘에 있으면 괜찮다.
어쩌다 보니 치앙마이에서의 첫끼를 2일 차 오후에 먹게 되었는데, 간헐적 단식은 아니고 어젯밤 기내식까지 치면 4끼를 넘게 먹기도 했고 아침에 운동하고 이거 저거 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처음엔 산책을 하다가 그냥 느낌 끌리는 식당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P이고 싶어 하는 J) 어느새 구글맵을 보면서 유명 맛집까지 (카오소이 메싸이) 조금만 x 2 더 가보자 더 가보자 그러다가... 결국 거기는 웨이팅이 길어서 그냥 가기 싫었고 그다음 눈에 띄는 간판에 벽도 창도 없이 지붕만 있는 넓은 식당에 갔다.
극도로 피로한 J는 P와 구분하기 어렵다. ㅋㅋㅋ

실제 상호는 구글 맵 상에서 'Samrit Noodles (ก๋วยเตี๋ยวเรือสัมฤทธิ์)'으로 나오고 아래 사진처럼 반 야외지만 지금 건기에는 그늘만 있어도 그리 덥지 않다. 자리도 넓고 현지인과 혼자 다니는 여행객들이 조용히 먹는 분위기였다. 며칠 지나서야 아무 데나 깔끔해 보이면 휙 들어가서 사진 보고 영어 단어 몇 개랑 손짓 발짓 동원해서 음식 잘 시켜 먹었지만, 첫 끼니라서 메뉴판에 영어로 되어 있는 것을 유심히 봤다.
식당 정보 (구글 맵): https://maps.app.goo.gl/2wPrgoQt1stzJZMR8
Samrit Noodles · Mueang Chiang Mai District, Chiang Mai
www.google.com

첫 끼로 택한 것은 역시 기본 팟타이 + 심심할까 봐 돼지고기 꼬치구이 2개 추가! 가격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두 가지 다해서 100밧도 안 나왔던 것 같다.
팟타이+돼지고기, 돼지고기 꼬치구이 같은 것을 시켰는데, 우와.. 팟타이는 아는 그 맛인데 뭔가 2~3배는 더 농축된 듯한 훨씬 불량스러운데(?) 맛난 느낌이었고 꼬치구이는 그냥 달달한 양념구이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거기에 추가로 새콤한 향과 맛이 훅 치고 들어오는 킥이 있었다. 어디서 보니 태국 음식이 여러 가지 맛이 한 번에 다 느껴지게 하는 요리가 많다던데 단+짠+신+맵 등이 골고루 느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첫날 첫끼를 팟타이 먹어보고는 계속 접하지 못했던 음식들을 섭렵하느라 보름 정도 지날 때까지 두 번째 팟타이를 아직 못 먹었다.



배가 부르니 지나다가 맘에 드는 카페나 갈까 하고 길을 나섰는데 또 아까처럼 지도 검색하며 더 가보자 또 더 가보자 이러고 있더라... 그 순간 갑자기 피곤해져서 눈에 보이는 과일가게에서 약간 초록빛이 도는 슬라이스 된 망고를 팔길래 사 왔다.
그런데 억.. 망고가 덜 익었나? 맛이 왜 이렇게 신맛이 강하고 물렁물렁한 게 아니라 약간 파파야처럼 아삭한 느낌에 더 가깝지?? 관광객 호구 된 것인가?라고 오해를 한참 했다. 나중에 자주 그 과일가게 들렀는데, 알고 보니 Sour Mango라고 아예 그런 품종이었던 것이다. ^^ 건강에는 이런 신맛 나고 단단한 과일이 좋다는 설이 있어서 그것으로 위안을 받아야 하나??
동네 여기저기 걸어 다니면서 분위기랑 날씨랑 어디에 뭐가 있는지 좀 파악했고, 숙소에서 좀 쉬다가 해지면 다시 나가보기로 했다.

좀 쉬다가 또 터벅터벅 걸어서 마야몰과 원님만이 있는 치앙마이 올드시티 북서 방향의 가장 큰 번화가 쪽으로 가봤다. 님만해민 - 창푸악(싼티탐) - 치앙마이 대학교 등 3개 지역이 맞닿는 곳이다.

여기가 교통의 요지라 그런지 밤에도 차와 오토바이가 가득한데, 사거리 신호등은 4개가 차례대로 한참 있다가 바뀌기 때문에 길 하나 건너는 데에도 타이밍 잘못하면 하염없이 서 있는 기분이 든다. 대부분 골목길 수준의 도로에서는 그냥 눈치 보고 건너는데 여기는 꽤 큰길이라서 (다른 데에는 거의 없는) 건널목 신호등도 있고 해서 신호를 거의 대부분 지킨다.
좀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된 한 가지 노하우라면, 보행 신호는 반시계 방향 순으로 켜지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길 가다가 앞으로 한 번 건너가야 하는데 보행 신호가 지금 어디 켜졌는지 알면 (그다음 신호는 반 시계 방향으로 켜질 것이므로) 그냥 기다리는 게 이득인지 아니면 ㄷ 자로 3번 돌아가는 게 더 빠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야몰은 그냥 어디에나 있는 백화점 느낌이라서 원님만 (One Nimman) 쇼핑몰로 갔다. 실내와 실외가 적당히 섞여 있어서 깔끔한 럭셔리 야시장 같은 느낌과 긴 회랑을 따라 상점이 즐비한 아웃렛 같은 느낌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원님만 정보 (구글 맵) https://maps.app.goo.gl/GHTNir24TKiMhwHdA
원님만 · เมือง, Chiang Mai
www.google.com

일단 여기에서 저녁도 같이 해결하고 들어가려고 One Market이라는 푸드코트 쪽으로 갔다. 정말 깔끔한데 사람 많을 땐 먹을 자리를 잡기가 어렵다. (그래서 나중에는 내 밥때를 조금씩 shift 시켜서 사람들 적을만한 시간에 주로 식사를 하는 전략을 취하니 여유롭고 좋았다.)
오늘의 저녁 픽은 족발을 얹은 국수다.


와, 족발을 얼마나 푹 삶았는지 그냥 입에 넣으면 뼈와 살이 스르르 분해가 된다. 우리가 아는 족발 맛에 약간의 향신료가 더해진 느낌이고 완전 흐물흐물할 정도로 부드럽게 조리했다.
원님만은 무료 강좌가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스케줄이 주기적으로 조금씩 바뀐다. 사실 금요일에 탱고 수업이 있다고 알고 한번 와 본 것인데 목요일로 옮겨졌다고 되어있다. 그리고 살사댄스 수업은 약간의 비용을 받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다음 주에 갔을 때는 기본 스케줄은 동일한데 포스터 내용 디테일이 조금 바뀌어서 다시 공지되어 있었다.)

저녁을 잘 먹었으니 온 김에 원님만 건물 주변에 길게 있는 공예품, 기념품, 의류 위주인 야시장 컨셉의 화이트 마켓을 들러서 구경해 보았다.
나는 여기 오래 머무를 것이라 첫날부터 기념품 등이 예뻐 보인다고 덜컥 사지는 않았다. 이게 지금 2주쯤 지나서 경험해 보니 이때 잘한 것 같은 게, 진짜 수공예 작품은 상당히 비쌀 것이라서 내 취향이 아니면 선뜻 사기 어렵고 대량 생산 가능한 작은 기념품류는 어느 시장, 야시장에 가도 항상 비슷한 게 있었다. 그래서 대략의 가격대만 기억하고 있으면 '비슷한 게 여기는 더 싸네?'라는 느낌이 들 때 사면 된다.
물론 잠깐 머물다 가는 사람은 야시장 체험을 일정에 넣어 그때 집중해서 쇼핑하고 그다음에는 잊어버리는 게 정신 건강에 유리하다.


그런데 2~3일만 지나면 이렇게 운동하고 나가서 밥 먹고 카페도 가고 간식도 사 먹고 이러는 게 계속 반복될 것이라 재미 없어질 것 같다. ㅋㅋ 그저 일상을 벗어나는 것에 의미를 두자. (지금 이 순간도 빨래나 한 달 살기에 부족한 물품을 쇼핑해야 하는데... 이러면서 사소한 거에 신경 쓰는데... 이런 거 할 때 되면 하고 그때까지는 덜 중요한 것은 신경을 안 쓰고 현재에 충실한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무튼 주변 탐색 후 무사히 숙소 복귀!
치앙마이 2일 차 끝
'전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코넛 마켓 - 치앙마이 Day 4 (1편) (1) | 2025.03.26 |
---|---|
치앙마이에서 달리기 - 치앙마이 Day 3 (1편) (0) | 2025.02.15 |
치앙마이 공항 택시 - 치앙마이 Day 1 (2편) (0) | 2025.02.05 |
인천공항 출국 빨리하기 - 치앙마이 Day 1 (1편) (0) | 2025.02.05 |
숙소를 정하기 위해 고민하다가 내 삶의 태도를 고민하다. (치앙마이 한달살기) (2) | 2025.02.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