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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에서 달리기 - 치앙마이 Day 3 (1편)

by 우oㅏ 2025.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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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러너 수난기 (들개/매연/인도 끊김)

2025.01.25 (토) 이른 아침 -  저질체력의 치앙마이 전지훈련(?)

저질 체력의 태국 전지훈련(?)을 꿈꾸며 3일 차 아침에 시도해 본 러닝... 결론부터 말하면 나에게는 치앙마이 길거리 조깅은 무리였다.

어제 숙소 동네를 좀 돌아다녀보니 주요 길에는 차와 오토바이 때문에 매연이 좀 심해 아침 조깅을 할까 말까 고민했었다. 그래도 늘 하던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인데, 한번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8시쯤 운동화를 신고 나가 보았다.

아래와 같이 싼티탐 길 주변 숙소 -> 치앙마이 대학교 -> 교내의 앙 깨우 저수지 돌고 -> 숙소로 돌아오는 약 9km 정도의 적당한 코스 길이였다.

치앙마이에서의 첫 조깅 코스, 아마 마지막이기도 할 듯

요약하면,
(1) 치앙마이 대학교 캠퍼스 자체는 정말 좋다.
(2) 하지만 거기까지 가고 오는 길에 차와 오토바이 매연 때문에 쉽지 않았다.
(3) 결정적으로 이른 아침의 들개는 위협적!!!

특히, 상당히 덩치가 큰 개를 3마리 정도 마주쳐서 그때마다 엄청 짖는다. 뛰는 것을 멈추고 친절한 목소리로 "괜찮아~ 아이고 착하지~" 달래고 개의 구역(?)을 벗어날 때까지 천천히 걸을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현지인과 이야기해 보니 아침에는 들개가 더 위험하고 저녁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한다. 낮에 더위에 지쳤을 테고 사람도 저녁에 더 많이 다녀서 그런 듯하다.

아무튼 건널목마다 멈춰 서고 차와 오토바이 옆으로 달리는 이른바 로드웍을 처음으로 해봤는데, 역시 한적하고 안전한 공원을 달리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아무래도 여기서 길거리 조깅은 어려울 듯하다. ㅎㅎ

스쿠터 빌려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조깅할 곳까지 이동하고, 거기서 조깅을 하고 다시 이동수단을 타고 돌아오는 것이 좋겠다.

치앙마이 추천 러닝 코스는 아래 3군데 정도 참고하시길!
1) 치앙마이 대학교 내 '앙 깨우 저수지' 주변 공원: 여기는 뛰어보니 거리는 좀 짧은데 완만한 구릉지대 + 숲 속 + 호수 뷰로 뛸 맛이 나는 곳이었다. 다른 캠퍼스 구석까지 누빈다면 10km 정도는 쉽게 만들 수 있을 듯

앙 깨우 저수지 · Mueang Chiang Mai District, Chiang Mai

www.google.com


2) Suthep Municipal Stadium (สนามกีฬาเทศบาลตำบลสุเทพ): 치앙마이 대학교가 꽤 큰데 남쪽 '수텝' 지역 쪽에 있는 스타디움이다. 뛰어보지는 못했지만 그랩 바이크 뒷자리에 타고 지나가면서 봤는데 그 지역이 스포츠 별로 따로 경기장이 있을 정도로 규모가 꽤 크게 조성되어 있다. (보면서 우와~)

Suthep Municipal Stadium · Mueang Chiang Mai District, Chiang Mai

www.google.com


3) 치앙마이 스타디움 (สนามกีฬาเทศบาลนครเชียงใหม่): 올드타운에서 제일 가까운 (북쪽) 위치인데 가보지는 못함. 여기는 공항 택시 기사님이 추천해 준 곳

치앙마이 스타디움 · Mueang Chiang Mai District, Chiang M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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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 - 험난했던 조깅 과정...
치앙마이에서의 첫 조깅~! 야심 찬 출발! 아래는 숙소에서 큰길로 나가는 골목길이다.

출발!

아래는 마야몰 사거리로 가는 길이다. 큰 도로다 보니 매연이 슬슬이 아니라 격하게 나를 환영해 준다!
처음엔 인도가 있는데, 중간에 인도가 없어져서 짧긴 하지만 갓길로 가는 것이 (이제는 익숙해져서 잘 걸어 다니지만) 이때는 살짝 무서웠다.

오른쪽 초록색 표지판 뒤로 마야 몰이 보임

아래는 마야몰 사거리에서 치앙마이 대학교로 꺾어서 올라가는 길이다. 인도가 두 사람 지나갈 정도의 폭인데, 저 앞에 보면 인도 한가운데 사람 못 지나가게 나무가 떡 박혀있다. 계속 이런다. ^^

차와 오토바이가 잠깐 없을 때 찍어서 빈 도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런 경우가 드물었다. 더워지기 전에 일찍 활동하는 직업군과 오후~저녁에 활동하는 직업군이 둘 다 발달되어 있어 심야를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차와 오토바이는 많다고 봐야 한다.

무슨 게이트 같은 것을 지나서 산쪽으로

그리고 아래 사진처럼 전신주에 전선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데, 가끔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마치 정글의 맹그로브 숲처럼 되어 있는 곳도 종종 있다.

아주 살짝 연속 오르막, 매연만 아니면 할만함

이제 가다 보면 아래 사진처럼 왼쪽 편에 치앙마이 대학교 정문(맞나?)이 보이는데, 아... 이때 길 건너서 이리로 들어갔어야 했다. (후회)

치앙마이 대학교 정문(맞나?)

아래 사진은 치앙마이 대학교 정문을 등졌을 때 왼쪽에 있는 샛길 입구다. 내가 칭아마이 정문을 지나서 길 건너 다시 내려오기 때문에 정문 다다르기 전에 오른편에 이 길이 보인다. 조깅하는 사람이 이 길을 보고 어떻게 안 가볼 수 있겠는가? 우와~ 이러면서 들어갔다. 이때 매연에서 벗어나면서 완전 자연적인 곳으로 들어가서 '역시 치앙마이' 이러면서 크게 감동했지만 사실 잘못된 결정이었다. ㅜㅜ

멋진 풍경, 그러나 잘못된 결정

왼쪽 위에 뭔가 저수지 둑 위로 산책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어쩐지 그리로 가는 길이 없다. 심지어 담 + 철조망이 쳐져 있다. 아래는 잠시 뒤에 맞닥뜨린 막다른 길...  에이 여기가 아닌가 보군 다시 돌아가야지 하는데, 아이고야.. 큰 개 2마리가 컹컹 짖어댄다.

동남아 들개 좀 무서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마주치니 무섭다. 일단 빨리 뛰어가다간 괜히 사냥 본능을 더 깨우기만 할 것 같아서 일단 뛰던 것을 멈추고 최대한 상냥한 목소리로 (물론 한국말로) '착하지~ 아유~ 괜찮아~~'를 반복하면서 시선을 떼지 않고 슬금슬금 걸어서 걔네들로부터 멀어져 갔다. 오토바이 타고 지나가던 관리자처럼 보이는 남자가 개들한테 한번 소리 질러줘서 뭔가 분위기를 환기시켜 준 덕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개들도 이동 중이라서 큰길 나갈 때까지 계속 경로가 살짝살짝 겹쳐서 계속 천천히 걸었다.

들개들 마주친 막다른 길!

그러다가 무사히 큰길로 나오고, 아래 사진처럼 대학교 정문으로 들어갔다. 휴~~ 이제부터는 조깅하기 참 좋은 코스다. 물론 저수지 2개 연결되는 부근에서 들개를 한 마리 더 만나기는 했는데, 그 친구는 그냥 돌아다닐 뿐이지 짖거나 하지 않았다. 산책하거나 뛰는 사람들이 꽤 있어서 훨씬 안정감이 든다.

치앙마이 대학교 입문!
확 넓어진 인도!
저수지로 가는 길
갑자기 확 트인 저수지 + 산 뷰
원시림 같은 호숫가와 산책과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
멋진뷰
우와~
글쓰면서 다시 보는데도 멋지네..
앙 깨우 저수지 옆 작은 호수 한개 더
다시 혼잡하고 좁은 길로 매연을 마시면서 돌아오기
신호 대기 중. 마야몰 사거리는 잘못 걸리면 넘 오래 기다림

이제 숙소 근처까지 와서 별생각 없었는데, 식당 있는 골목에서도 커다란 개가 갑자기 짖어서 또 깜놀~!! 또 천천히 걸으면서 '괜찮아~, 착하다~' 이러면서 걸어서 벗어남 ㅜㅜ

나중에 투어 가이드랑 이야기해 보니 이른 아침 선선할 땐 들개들이 많이 돌아다닌다고 하면서 하려면 저녁 조깅을 추천하는데... 어두울 땐 엄두도 안 나고 해 질 녘까지는 아직도 너무 덥다.

다시 숙소 동네까지

숙소 무사히 도착~!
글 쓰는 지금이 23일 차인데 그 이후로는 조깅은 안 하고 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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