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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음식 이름은 참 어려워 ㅋㅋ (돼지고기 국수, 오렌지 커피, 팟카파오무껍, 팟팍붕파이댕, 무삥) - 치앙마이 Day3 (2편)

by 우oㅏ 2025.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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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5 토요일 아침 치앙마이 3일 차

험난했던 치앙마이 대학교 왕복 조깅을 마무리하면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어제 검색해 두었던 아침 식사 맛집 식당으로 바로 찾아갔다.

거의 다 와서 긴장 풀고 있었는데 골목길에서 큰 개가 갑자기 짖어서 또 깜짝 놀랐다. ㅡ.ㅡ  여기는 뜨거운 낮에 지쳐서 저녁까지도 개들이 거의 없는데, 선선한 새벽~아침에 출몰이 잦다고 현지인에게 들었다. 한 달 살기 이후 종합 평을 해보자면, 이날 외에는 개들을 마주친 적이 없다. 이른 아침에도 사람들 다니는 중심 거리, 카페, 관광지 등은 아무 문제없으니 나처럼 이른 아침에 외진 곳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면 너무 걱정 안 해도 될 것이다.

아무튼 어제까지 아침은 편의점에서 산 데워먹는 샌드위치(맛있음), 우유 같은 것이나, 그 전날에 사둔 과일 등으로 해결했는데, 숙소 근처에 아침 9시쯤 여는 식당 및 카페들이 꽤 있어서 처음으로 아침을 먹어보기로 했다. (참고로 아침에 일찍 여는 곳은 대체로 오후에 일찍 닫는다.)

아래 사진이 찾아간 곳이고 구글맵에는 '국수랑덮밥맛집'이라고 한글로 표기되어 있는 재미있는 식당이다. 실제 간판은 태국어라 전혀 무슨 간판인지 모르겠다.

식당 전경 (딱히 실내라고 해도 오픈형이다.)

[구글맵]

국수랑덮밥맛집 · Mueang Chiang Mai District, Chiang Mai

www.google.com


참고로 바로 붙어 있는 옆 식당도 유명한 모양인데, 서로 메뉴가 다르다. 그런데 옆집 식당에서 메뉴 주문해서 같이 먹어도 된다.

[옆집 식당 구글맵]

ครัวป้าตัน · Mueang Chiang Mai District, Chiang Mai

www.google.com


식당 앞에 큰 사진 현수막에 3가지 메뉴가 있어서 아마 대표 메뉴일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중에 하나인 맑은 국물에 고기가 잔뜩 올라간 국수 그림을 보고 그것을 달라고 주문했다. 이미지를 폰에 있는 AI 번역기로 돌려보니 '돼지고기 두더지(?) 국수' 뭐 이런 식으로 엉터리 번역이 되어서 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두더지라니...)

아무튼 두툼한 돼지고기 토핑이 잔뜩 올라간 맛있는 진한 육수의 쌀국수 정도로 보면 될 거 같다. 가격은 small 기준으로 50바트 (한화로 대략 2천 원)

한적한 골목길을 바라보며 와, 맛있다...를 연발함

일단 처음에 돼지고기를 먹어보니 너무 부들부들하고 돼지고기 잡내가 전혀 안 나고, 국물은 약간 슴슴했는데 테이블에 있는 고추 등이 들어 있는 식초 같은 양념을 반스푼 떨어뜨리자 어마어마한 풍미가 살아났다.

운동 후 식사라 더 맛있게 느껴졌겠지만 상당히 입맛에 맞아서 이후에도 몇 번 더 먹었다. 특히 술 한잔 한 다음날 아침에는 이 맑은 국물의 국수가 정말 많이 생각났다.

만족스러운 아침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서 쉬다가 그래도 수영장 있는 숙소를 골라서 왔는데 수영장엔 가봐야지 하고 나갔다. 수영은 달랑 30분 하고 반그늘에서 1시간 넘게 널브러지는 것이 참 좋다. 보통 이럴 때 이제 오늘 뭐 할지 이것저것 찾아본다.

혼자 쓰는 수영장
이제 사람들이 한 두명씩 온다. 나는 반그늘 건조 중 (반건조 오징어 아님!)

오늘은 운동을 너무 많이 한 관계로 낮에 한참 더울 때 근처  카페로 피신해서 디지털 노마드 흉내내기를 해보기로 했다.

오늘 치앙마이의 오후는 33도이고 햇살이 거의 레이저 제모 급으로 무척 따갑다. (사실 레이저 제모 안 해본 사람 피셜임)

따가운 치앙마이의 햇살을 받으며 골목길 걷기

그리하여 찾아간 곳은 여기다. Homey Home Cafe라고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의 큰 주택을 개조한 듯하다. 사진을 거의 안 찍어서 그런데 뭔가 커피 잘하는 명가의 느낌은 아니고 연말 파티 하는 방이 따로 있고 뭔가 인스타그램용 예쁜 사진 찍으러 오는 곳처럼 여러 룸이 여러 테마로 꾸며져 있었다. 이날은 음력설을 앞두고 연말연시 테마, 나중에 또 갔을 때는 발렌타인 데이 테마.. 등등. 전체 분위기 궁금하면 아래 구글맵에 사람들이 찍은 사진 참고하시라.

야외 정원 좌석도 멋진데 이날은 워낙 더워서 (혹은 내가 아직 더위에 적응이 안 되어서) 밖에 앉을 엄두는 안 났다. 한두 테이블은 사람들이 있긴 한데, 에어컨 나오는 실내에 오래 있다 보니 좀 추워서 밖으로 들락날락하였다.

[구글맵]

Homey Home Cafe · เมือง, Chiang Mai

www.google.com

카페 정문은 그냥 그런데 들어가면 멋짐
내가 자리 잡은지하 1층 입구

치앙마이에는 다양한 커피 음료가 존재하는데 검색에 항상 나오는 오렌지 커피를 시켜봤다. 일단 치앙마이 커피를 아직 마셔본 적이 없어서 섞이기 전에 위 쪽만 살짝 한 모금 맛봤는데 우와! 엄청나게 산미가 강한 맛이다. 정신 차리고 싶을 때 에스프레소로 마시면 화들짝 효과 있을 듯하다. 치앙마이는 원두 생산지라서 원두도 다양하고 카페마다 로스팅도 다양하다고 한다.

치앙마이 대표 메뉴 중 하나, 오렌지 커피
처음엔 어색했는데, 나중에는 찾아 마시게 됨

암튼 오렌지 주스와 섞일 것을 대비해서 산미 강한 커피를 사용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섞이고 나니 '커피 향이 은은한 (잘 모르겠다는 말) 오렌지 주스 맛'이 되어버렸다.

이때 당시에는 뭔가 커피도 아닌 것이 과일 주스도 아닌 것이... 이러면서 애매하니깐 또 마시지는 말아야지라고 생각했었는데, 몇 주 뒤에는 아침엔 따뜻한 커피 + 뜨거운 낮에는 이렇게 과일 들어간 상큼한 커피 이렇게 하루 2잔씩은 먹게 되었다. 처음엔 매력을 몰랐는데 더위 속에 있다 보니 오렌지 커피, 허니 라임 커피 등등 시원+상큼한 것을 절로 찾게 되더라. 처음부터 '커피'라는 편견으로 접근하지 말고 '새로운 음료'라고 접근하는 것이 좋겠다.  

디지털 노마드 코스프레

암튼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 치앙마이에서, 달랑 키보드랑 마우스만 가져와서 스마트폰에다가 이 글의 초안을 쓰면서 디지털 노마드 흉내를 내봤다.

하지만 한 시간 반쯤 지났을까? 아침부터 조깅 + 수영까지 갓생을 살아버린 나는 또 배고프다. 무계획 여행자는 또 구글맵을 열고 바로 근처의 평점 괜찮은 식당을 찾아서 그냥 가본다. 그냥 바로 앞 골목에 식당이 있고 리뷰가 재밌길래 그냥 고민 없이 가봤다. (처음 리뷰가 '여기 할머니 영어 엄청 잘하심' ㅋㅋㅋ)

[구글맵] https://maps.app.goo.gl/aei3WSvQx9rvZ9QS7

ครัวบ้านเดียวกัน · Mueang Chiang Mai District, Chiang Mai

www.google.com

식당 입구
지붕은 있지만 노점 느낌 (이런 곳이 많다.)

아래 사진이 내가 주문한 음식인데, 주인 아주머니가 영어로 소통이 되긴 하지만 내가 태국 음식 메뉴 이름을 모르니 역시 손가락질로 주문하게 된다. 나중에 메뉴 이름을 물어보고 배우면서, 내가 주인 아줌마 태국어 발음을 따라 하다가 계속 틀려서 엄청 웃겼다. ㅋㅋㅋㅋ 그래서 이 이후로는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데 무리해서 태국어 메뉴 이름을 물어보지 않고 음식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오른쪽 접시는 팟카파오무껍 or 팟카파오무끄럽...처럼 들리는 음식인데 그냥 돼지고기 겉을 바삭하게 튀긴 고기 덩어리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with rice, please' 이렇게 주문한 것이고, 왼쪽 접시는 채소가 먹고 싶다고 하니 추천해 주신 팟팍붕파이 뎅/댕..으로 들리는 음식이다.

나중에 찾아보니

팟(=볶음) 카파오(=밥) 무(=돼지고기) 껍(=튀김)

팟(=볶음) 팍붕(=공심채, 모닝글로리) 파이뎅(=센 불)

이런 식의 단어 조합으로 요리 이름을 사용하더라. 약간 서양식 퀴진 방식과 유사하게 이름을 정하는 듯하다. (Ex. 어느 나라 산 000과 000을 곁들인 000 볶음 요리...)

강렬한 현지 맛을 느꼈다!

잘 먹고 나서 해가 진 다음에 가볼 곳이 있어 일단 숙소에 가서 쉬기로 했다. 그런데 딱 10미터 걸어가는데 바로 노점이 문을 열었다. 이것도 먹을 때는 이름도 모르고 그냥 꼬치구이 사 먹었는데, '무삥'이라고 돼지고기를 달달 짭짤한 양념 발라서 (갈비 양념과 비슷) 구워내는 맛있는 꼬치구이였다. 약간 매운 음식을 먹고 나서 달달한 꼬치를 먹으니 매우 잘 어울렸다. 일단 오늘의 숙소 근처 탐색은 여기까지~ 이제 밤에 춤 배우러 가야 한다. (3편에 계속)

무삥, 식당 나서자마자 군것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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