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AI와 로봇, 인간의 직업

by 우oㅏ 2023. 2. 18.
반응형

옛날 영화 속 로봇과 AI

영화 속 주인공이 로봇에게 묻는다.

"로봇이 베토벤처럼 교향곡을 작곡할 수 있어? 로봇이 모나리자 같은 걸작을 그릴 수 있냐고? (Can a robot write a symphony? Can a robot turn a canvas into a beautiful masterpiece?)"
 

로봇: (잠깐의 침묵 후) 그런데 넌 할 수 있어? (Can you?)

주인공: …. (의문의 1패)

윌 스미스 주연 ‘아이, 로봇(2004)’에서 주인공과 로봇 간에 오간 대화이다.

반응형

예전에는 그랬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로봇 또는 인공지능이 나와도 인간 고유의 창조성과 고도의 지적 능력을 필요로 하는 전략 수립, 예술 및 창작 분야 등은 범접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로봇이나 인공지능은 사람이 하기에는 귀찮고, 힘들고, 반복이 많은 지루한 작업을 엄청 빠른 속도로 처리해 줄 것이라고만 예상했었다. 그러고 그를 뛰어넘는 존재에 대해선 약간의 스릴러적 + SF적인 상상력으로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부가했었다.

깡통-로봇-장난감-사진
예전의 나는 기능이 제한적이었지...

그런데 #1

2016년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가 인간 최강인 바둑 9단을 손쉽게 이겨버렸다. 이세돌 9단이 5전 중 4번째 대국에서 단 1승 한 것이 알파고의 공식 데뷔 후 유일하게 인간에게 진 경기였다. 이후 인간은 인공지능을 이긴 전적이 없다. 바둑이라는 고도의 두뇌 게임? 인공 지능의 승리다.

베란다에-있는-책상-위에-바둑판-그리고-빈-의자-두개-사진
바둑 두는 사람 어디 갔나?

 

그런데 #2

어떤 그림을 그려달라고 텍스트로 입력하면 그걸 그림으로 변환시켜 주는 미드저니 (Midjourney)라는 AI가 있었는데, 2022년 이 AI가 그린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이라는 작품이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 디지털 아트 분야 1위를 차지하였다. 많은 논란이 있지만 디지털 아트 분야라서 인정되는 분위기인 것 같다.

놀라운 점은 이 대회에 작품 3개를 제출했는데 작품을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이 약 80시간 정도였다고 한다. 작품당 하루 남짓 걸린 것이다.

미술뿐만 아니라 이제 음악 작곡까지도 AI의 도움을 받고 있다. 예술적인 작업 창조적인 일도 오히려 인간이 생각하지 못하는 (생각지도 못하는) 방향까지 포함해서 AI가 더 잘하고 더 빠르게 할 수도 있다.

2004년 '아이, 로봇' 영화에서 주인공의 교향곡이나 마스터피스에 대한 질문을 지금 2023년에 했다면 '응, 당연히 할 수 있지. 너는 못하는 걸.'이라고 답할 기세다.
 

그런데 #3

이제 막 등장한 ChatGPT는 미국 변호사 시험, 회계사 시험, 의사 시험 다 통과했고 일반적인 보고서나 에세이 등도 사람이 쓴 것과 구분하기 어려우며, 심지어 사람과 ChatGPT가 쓴 에세이를 구분 못하게 하고 인간 교수들이 평가를 하면 ChatGPT가 작성한 글이 최우수권을 차지한다. 미국 모 대학은 이제 AI가 작성한 리포트를 인간이 작성한 것과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향후 과제에서 에세이를 모두 없애기로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남을까?

(1) AI를 이용하는 일

아직까지는 AI가 스스로 다른 AI를 설계하거나 만들지 못하는 것 같다. 로봇이 자신을 생산하는 위한 로봇을 못 만든다. 이 지점을 넘어가면 이른바 기술적 특이점 (Technological Singularity)을 지나버리는 것이다.

그때까지는 AI를 설계하고 만들고 훈련시키는 직종과, 'AI에게 알맞은 질문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득세(?)할 것 같다.

특히 AI의 판단을 수용할지 거부할지 결정권을 가진 직업이 이득을 볼 것 같은데, 예를 들어 당장 AI가 의사 자격시험을 통과한다고 해도 AI가 의사를 대체할 수 없다. 대신 의사는 자신의 능력과 생산성을 높일 것이다. 예를 들어 같은 X-ray나 MRI 사진을 보여줘도 사람 의사는 캐치하지 못하는 여러 가지 다른 병이나 문제 부위를 AI 의사는 발견할 수 있다. (사실 초장기 AI가 주로 의학 이미지 자료 분석에 적용되었었다.) 변호사 등이 미처 떠올리지 못한 법 조항을 AI가 찾아서 추천하거나, 회계사가 미처 놓친 항목을 찾아내는 훌륭한 조수(assistant)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X-ray-사진
나의 병을 맞추면 OK 인정

 

(2) AI와 로봇이 힘들어서(?) 안 하는 일…

반대로 노동집약적, 저임금 노동은 로봇이나 AI는 '안'하고 사람이 하게 될 것 같다.

어떤 다큐멘터리에서 본 사례인데, 한 줄 요약하면 아몬드 농장은 로봇(사실은 사람이 조종하는 차량 +기계임)이 수확하지만 오렌지나 딸기는 로봇이 수확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아몬드는 과육 안에 단단한 씨앗을 수확하는 것이라 차량이 일정 간격으로 심어져 있는 농장 나무에게 다가가 기계손을 뻗어 마구 나무를 흔들어 익은 열매를 떨어뜨리고 뒤에 오는 다른 차량이 진공청소기처럼 그 열매를 쓸어 담아 처리 공장에 보내는 것이다.

물론 사람이 하면 더 정교하게 90% 이상 수확할 수 있지만 기계로는 70~80%만 수확하더라도 훨씬 짧은 시간에 대량 수확이 가능해서 시간, 인건비 대비 생산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기법으로 생산 효율이 높아지자 캘리포니아의 특산물이 건포도에서 아몬드로 바뀌고 국제적으로도 아몬드 값이 떨어지는 것에도 기여를 했다고 한다.

나무에-달려있는-아몬드-열매-사진
나무에 달려있는 아몬드 열매

 

반면에 딸기나 토마토 등은 익은 것과 안 익은 것을 구분하는 고급 AI가 필요하고, 기계로 마구 흔들어 떨어뜨린다면 다 뭉개져서 상품 가치가 훼손되기 때문에 하나씩 힘조절해 가며 살살 따야 하는데 그 정도의 섬세한 동작을 하는 로봇과 AI를 투입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것이다.

뭔가 슬프지만 이런 농작물을 수확할 때는 사람 쓰는 게 더 싸다는 것이다.

즉, 아무리 단순하고 반복적이고 재미없는 작업이라도 사람 손가락만큼 섬세함이 필요한 작업을 시키기엔 AI와 로봇이 (아직)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 로봇 만들기엔 비싸서 안 시킬 작업에 상대적으로 싼 인간 노동력이 투입되는 것이다.

너무 디스토피아 적인 관점일까?
 
 

오늘의 결론

양극화는 이미 시작된 것 같다.

AI를 창조하거나 AI를 활용해 생산성 높일 수 있는 고급 엔지니어링이나 전문직 Vs. 인공지능과 로봇을 투입하기엔 수지타산이 안 맞는 단순하지만 섬세한 작업으로... 이렇게 말이다.

미래엔 이런 변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 같으니 미래 직업을 정해야 할 청소년들은 이제까지 안 해본 고민을 하나 더 추가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 위해서 언급한 'AI에게 알맞은 질문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사실 자기 분야 주제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고, 이를 얻기 위해선 전통적인 공부와 깊은 사색이 필요한 것이다.
 
AI는 이렇게 나의 공부 속도와 능력을 가속화 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로 사용하면 되는 것이고.

Don't worry. Be happy!

- 마늘맛 life -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