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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소리를 왜 백색 소음(white noise)이라고 할까?

by 우oㅏ 2023.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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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white?

파도 소리나 빗소리 등을 왜 백색 소음(white noise)라고 부를까? 우리가 빛에서 맛을 느끼거나 소리에서 색깔을 보는 '공감각자'라면 모를까, 일반인 입장에서는 소리에 색깔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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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풀어보자. 문화권에 따라 무지개 색의 숫자가 여러 가지라고 하는데 우리는 보통 무지개 색을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 이렇게 7가지 색이라고 말한다. 빨강에 가까울수록 주파수가 길고 보라색에 가까울수록 주파수가 짧아진다. 빨강(적색, red) 보다 더 주파수가 작은 빛을 적외선 (infrared)이라고 하고, 보라색 (자색, violet) 보다 주파수가 더 높은 빛을 자외선(ultra-violet: UV)라고 부른다. 
 
아무튼 빨주노초파남보 모든 종류의 색들이 합쳐지면 (즉, 가시광선의 모든 주파수에 골고루 비슷한 에너지가 분포되어 있다면) 사람의 눈에는 백색광으로 보인다. 
 

하얀색 소리?

이것을 소리에 대입해 보자. 빗소리, 폭포 소리, 파도 소리 등은 다양한 크기의 물방울이 서로 또는 물체와 부딪히면서 낮은 음의 소리부터 아주 높은 소리까지 온갖 주파수의 소리가 합쳐진다. 마치 빨주노초파남보 모든 색의 빛이 합쳐진 것처럼 거의 모든 높이의 음들이 모두 섞여있는 모양이 된다. 그래서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주파수별 세기를 그린 모양(=스펙트럼)이 백색광과 같은 모양이기 때문에 이미 사용되고 있는 용어를 차용해서 백색 소음으로 일컫는 것이다. 
 
원래 백색 소음이라는 것이 광학, 전파 공학 등에서 시작한 것이었지만 소리도 에너지를 가진 파동이기 때문에 같은 용어로 설명하는 것이 가능하다. 
 

백색 소음의 활용 

이러한 백색 소음 또는 백색 잡음은 어디에 활용되고 있을까?
 
소리에 예민한 사람들이 잘 때 주변 소음을 차단하려고 귀마개를 쓰거나 아니면 아예 생활 소음을 덮어버리려고 이 백색 소음을 활용한다. 잠들때 취침 도우미로 많이 활용하는 것은 아무런 규칙성이 없는 빗소리, 파도소리, 물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주로 활용한다. 하지만 이것은 졸리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공부할 때나 뭔가 집중해서 일하고 싶을 때는 잘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이블로그의 관련 글) 지구멸망 초능력과 나의 불면증 대응법

공부하는 수험생, 취준생은 이미 익숙하겠지만 무언가에 집중하고 싶을 때 주변의 신경 쓰이는 생활 소음을 덮어버리려고 이 백색 소음을 주로 활용한다. 소음/잡음이라는 단어에서 이미 말하고 있지만 특정한 의미나 리듬 같은 규칙성이 없기 때문에 소곤거리는 말소리 어쩌다 사각거리는 필기 소리, 반복적인 시계 초침 소리 등을 다 묻어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졸리지는 않으면서 풍부한 소리의 스펙트럼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는 대표적으로 다양한 악기를 사용하는 교향곡을 사용할 수 있고, 카페에서 잔잔한 음악과 더불어 여러 사람이 여러 가지 언어로 떠들면서 찻잔 달그락 소리까지 첨가된 카페 소음도 꽤 인기 있다. 그리고 아예 공부용 소음으로 '하버드 대학 도서관 소음' 이런 것도 존재한다.  
 

파도치는-바다-사진
얼마 전에 찍은 강릉 해변 사진, 이날 나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백색 소음을 생각했다. (응? 왜?)

  

그런데 물감을 다 섞으면 왜 검은색이 될까?

조카에게 이런 질문받을 때를 대비하여 알아두자. 빛은 무지개색을 다 합치면 점점 밝아져서 흰색이 된다. 즉 흰색은 모든 빛을 다 가지고 있는 색이다. 그런데 물감은 색에 색을 더할수록 탁해지고 어두워지더니 결국 검은색이 된다. 이 차이는 무엇일까?
 
이것도 간단하다. 빛은 스스로 빛을 내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만 물감은 반대로 스스로 빛을 내뿜는 존재가 아니라 특정 색깔만 반사하고 나머지 색의 빛은 흡수하는 일종의 필터라고 보면 된다. 즉 빨간색 물감은 빨간색만 반사하고 나머지 색은 모두 흡수하는 일종의 필터이다. 그러니 빨주노초파남보 물감을 다 섞으면 색을 흡수하는 필터가 겹겹이 쌓이는 것이고 이렇게 두꺼운 필터에서는 아무것도 빠져나올 수 없게 되듯이 모든 색의 빛을 흡수하게 되어 결국 우리 눈에는 검은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오늘의 결론

얼마 전에 짧게 강릉 여행을 가서 바다를 바라보다가, 잠시 눈을 감아보니 세상을 뒤덮는 파도소리에 오히려 마음은 고요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천연 화이트 노이즈를 즐기러 이번 휴일에 다들 가까운 바다로 한번 나들이라도 다녀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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