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 호수는 공원으로서는 정말 좋은 것 같은데, 러닝 관점에서는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
지금보다도 더 저질 체력에서 러닝 시작했던 몇 년 전에는 (그리고 그 이후에도 꾸준히 안 하고 가끔가다 러닝하고 그래서) 약 2~3km 정도만 달려도 너무 힘들어서 호수 공원의 아쉬운 점을 생각할 틈도 없었지만, 그래도 이젠 좀 나아졌다고 느껴지는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달리기에 좋은 길은 잘해야 2km 정도만 지속된다는 점이다.
광교 호수 공원은 아래 그림처럼 원천 호수와 신대 호수 두 개로 구성되어 있다. 그냥 크게 한 바퀴 도는 것만 해도 8km씩이나 된다. 5바퀴 돌고 조금만 더 돌면 마라톤 풀코스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경사가 별로 없는 달리기 좋은 길은 길어야 약 1~2km 정도씩이고, 이 길들을 이어주는 (연두색 동그라미 친) 부분들은 심한 언덕길이다. 특히 두 호수 사이의 언덕은 거의 업힐 & 다운힐 연습용으로 일부러 찾을 만한 코스다. 그림 제일 아래쪽 그래프(?) 설명에 보면 누적 상승/하강 고도가 100미터가 넘어간다.
참고로 지도에서 러닝 코스 찾을 때는 네이버 지도보다는 카카오 맵이 조금 더 편리한데 카카오 맵에서 자전거 모양 아이콘을 눌러서 자전거가 갈만한 길을 검색할 수 있는데, 그냥 걷기 경로로 찾으면 계단이나 건널목을 당연히 포함시키는데 반해 자전거 길은 그런 것들이 최대한 제외되도록 검색하기 때문에 러닝 코스에 더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지도에서 아래쪽 (남서쪽) 호수인 원천 호수만 돌면 약 3km 정도가 나오는데, 여기도 누적 오르막/내리막이 약 40m 정도라서 만약 당신이 12km를 달리면 연두색 동그라미 친 오르막 내리막을 4회 마주치게 되면서 그때마다 호흡/심박/페이스를 유지할 수가 없게 된다.
흑백요리사 밈을 활용해서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러닝 코스인데, 트레일 러닝을 곁들인.." 쯤 되려나? ㅎㅎ

신대 호수공원만 도는 것도 전혀 쉽지 않다. 총거리는 약 3.7km인데 아래 연두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그냥 산속 꼬불꼬불 급경사 오솔길이다. 짧긴 하지만 제일 하단의 그래프에서 설명하듯이 누적 오르막/내리막이 50m를 넘어갈 정도로 경사가 급하다. 특히 '경유 2'로 표시된 근처에 가면 경사가 급해서 만약 내리막으로 가는 경우라면 다칠 것 같은 느낌이 나서 잘 안 가는 코스다.

계속 같은 곳을 반복하기는 지겨워서 거리를 늘리고자 생각한 것은 바로 호수로 들어오거나 호수에서 흘러 나가는 개천 길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아래 그림과 같이 상류로 올라가면 광교 웰빙타운까지 (광교산 밑자락) 이어지는데 천 길이라 대체로 평탄하긴 하지만 수많은 교량 밑으로 지날 때마다 급 내리막+오르막이 반복되어서 사람에 따라서 대미지가 생각보다 쌓일 수도 있다. 거리는 편도로 4km이고 왕복하면 8km 정도 코스를 만들 수 있다.
이 코스도 마냥 쉽지 많은 아닌 게 8km 코스인데 누적 상승/하강(오르막/내리막 거리) 각각 100m가 넘는다.

그나마 지금까지 달려본 코스 중에서 괜찮은 코스는 원천호수에서 남쪽으로 빠져나와서 원천 홈플러스 쪽으로 흘러가는 개천길을 따라서 죽 가다가 신동 카페 거리에서 돌아오는 러닝 코스이다. 대략 9~10 km 정도가 거의 경사가 없는 길이 나와서 나름 장거리를 뛸 때 활용하는 편이다.
아래 그림 기준으로 9.4km인데 하류로 30여 미터 하강했다가 다시 올라오는 경사도로 지금까지 소개했던 코스 중에서 가장 완만하고 거리도 가장 길다.

뭐 이래저래 아쉬운 점들을 이야기했어도 차도로 지나갈 일 없이, 건널목 하나 없이 달릴 수 있는 공원이 있다는 것 자체가 고마울 따름이다.
약 4개월간 가민(Garmin) 워치 앱에서 제공하는 하프마라톤 코칭 프로그램을 거의 다 따라 해서 이제 한 두 번 훈련한 후에는 21km 러닝에 도전할 차례인데, 부상 걱정 없이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달리고 싶어서 코스를 고민 중이다.
일단 상류 쪽 천 길 8km + 광교 호수 공원 (원천 호수) 한 바퀴 3km + 하류 쪽 천 길 10km = 딱 21km가 된다.
카카오맵 길 찾기 링크 https://kko.to/f7ItDlULVY
자전거 길찾기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1190-12'에서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1384'까지
map.kakao.com
위 링크를 누르면 카카오맵 앱으로 아래 그림과 같이 나올 텐데, 자전거 길 추천이라서 경로가 개천길에서 가끔 벗어나기도 하지만 러닝 할 때는 계속 개천 길로 가는 것으로 보면 왕복으로 약 21km 넘게 나올 것 같다.

돌아오는 주말에 도전해 볼 생각인데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그동안 훈련했던 가민 코칭 프로그램 중에 2시간 달리기가 있었는데 이때 약 16km 달린 것이 최장 기록이었다. 5km를 더 달려야 하는데 그때 기억으로는 2시간 채우고 나서는 다리가 무거워져서 더 못 달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그때는 정말 무더운 여름이었고 다음 주말은 대략 영상 14~17도에서 달릴 수 있을 것이라서 훨씬 덜 힘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 아니면 어쩌다 하는 이벤트(?)이니 차 타고 탄천으로 가는 게 맞는 거 아닌가 생각도 하고 있다. 탄천은 21km 거리여도 상류 쪽으로 뛰면 상승이 60~80m 정도라서 광교 호수 공원 코스보다 거의 1/3~1/2 수준밖에 안 된다. 탄천 부럽다.
'전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마트폰 중독 (쇼츠, 릴스 중독) 벗어나기 팁 - 폰 흑백 화면으로 전환, 바로가기 키 설정 등 (3) | 2024.11.15 |
---|---|
첫 하프마라톤 완주! - 가민 워치 하프마라톤 코칭 프로그램 요약 (주 3회 기준, 약 17주 걸림) (2) | 2024.11.01 |
출근 러닝 vs. 퇴근 러닝 (4) | 2024.10.01 |
러닝화 사이즈 선택시 팁, 바닥 두꺼운 새 러닝화 구입 (뉴발란스 860 V14) (3) | 2024.09.20 |
몰래(?) 할 수 있는 최고의 운동? (업무 중, 회의 중, 대중 교통 이동 중, 수업 중) (2) | 2024.08.3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