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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꾸(펑크), 핸들, 백미러.. 룸미러도 콩글리시

by 우oㅏ 2023.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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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권 사람들도 빵꾸(펑크), 핸들, 백미러 등 우리가 흔히 쓰는 영어(?)를 알아 들을 수 있을까? 콩글리시의 세계화를 바라면서 각 단어의 어원도 알아보고 영어권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어떻게 바꿔서 사용해야 좋을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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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꾸의 어원

흔히 옷이나 가방이 닳아서 구멍이 뚫리 것을 '빵꾸 났다' 또는 '빵꾸 뚫렸다'라고 표현한다. 빵구는 어디서 온 말일까?
 
흔히 빵꾸를 구멍이라는 뜻의 일본어 '판쿠'에서 유래한 단어로 알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판쿠'도 원래 일본어가 아니라 사실 영어 'puncture'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일본어는 외래어에 대해 우리나라보다도 더 관대한(?) 입장이라 그런지 외국어를 번역하지 않고 일본식으로 발음한 다음 그것을 그대로 일본어 단어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일본어 발음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발음이 세지는 된소리화 현상을 많이 겪는다고 한다. 판츠가 팬티가 되고 판쿠가 빵꾸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굳이 한글로 발음을 적어 보자면 '펑~쳐'에 가깝겠지만 일본어에서는 이응(ng) 발음을 니은(n)으로 발음하고 뒤에 '-구' 또는 '-쿠'를 붙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puncture'도 펀쿠처 -> 판쿠 -> 빵꾸 등으로 변화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국어사전에는 빵꾸가 일본어이니 펑크를 쓰라는 식으로 가이드해 주는데, 사실 펑크도 punk/funk 이런 말이 아니라 puncture를 마음대로 줄여버린 것이라 영어권 사람들은 못 알아듣는다. 이전에 punk와 funk의 차이점에 관한 글도 적은 적 있으니 참고하시길: Funk, Punk 그리고 Cyberpunk (음악, 패션, 영화)

 

Funk, Punk 그리고 Cyberpunk (음악, 패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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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펑크?

Puncture라고 말하면 영어권 사람들은 그야말로 '구멍'이라는 의미에만 중점을 두기 때문에 '구멍이 나서 고장 난 타이어'를 떠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마 이 단어를 들으면 위장에 뚫린 천공이나 옷이나 가방에 뚫린 구멍을 떠올릴 것이고 타이어를 생각하더라도 타이어에 박힌 못을 떠올리는 등 puncture의 원래 단어 뜻인 '구멍'이라는 의미에 더 무게를 두고 생각하게 된다.
 
영어권에서 '타이어가 빵꾸 나서 늦었다'라고 표현하려면 'I'm late because of a flat'이라고 간단하게 flat이라는 표현을 쓴다. 타이어에 구멍이 나서 바람이 빠지면 지면에 닿는 부분이 평평하게 (flat) 펴지는 모습을 묘사한 말이다. 
 

빵꾸가-나서-flat-tire가-된-사진
빵꾸가 나면 이렇게 flat한 모양이 된다.

 

그 외 자동차 용어 관련 콩글리시?

이왕 시작한 것 몇 가지 더 정리해 보았다.
 
핸들 - 우리나라에서는 자동차의 방향을 좌우로 바꾸는 조향장치를 핸들(handle)이라는 단어로 쓰고 있지만, 영어권에선 둥글게 생긴 장치라서 steering wheel 또는 간단하게 wheel이라고만 부른다. 참고로 영어권에서는 handle은 자동차 문을 여닫을 때 사용하는 문에 달린 손잡이를 handle이라고 부른다. 
 
백미러/룸미러 - 백미러는 콩글리시이고 룸미러가 맞는 말인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은데, 아쉽게도(?) 사실 둘 다 콩글리시이다. 빵꾸처럼 일본식 영어 (재플리시)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교통 관련 법률에 후사경(後寫鏡)이란 표현이 있는데 이게 더 정확히 영어에서 쓰는 rearview mirror를 표현한 것이다. 창문 밖에 달린 사이드 미러는 side-view mirror 또는 side mirror로 다행히 같은 표현을 쓰고 있다. 
 
본네트 - 주로 자동차 앞쪽에 있는 엔진룸의 덮개를 의미하는데 이것은 콩글리시까지는 아니고 보닛(bonnet)의 발음을 좀 더 한국적으로(?) 만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보닛은 주로 영국식 영어권에서 사용하는 단어이고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이 사용되는 미국식 영어로는 후드(hood)라는 표현을 쓴다. 미국 출장 가면 후드라고 하고 영국에서 정비받을 일 있으면 보닛으로 소통해 보자. 

클락션/클락숀 (Klaxon) - 위험한 상황을 알리거나 할 때 빵빵~ 소리 내기 위한 클락숀, 우리말로는 자동차 경적. 사실 클락숀은 자동차 경적을 만드는 회사의 이름 또는 브랜드인데 원래 일반 명칭은 혼(horn)이라고 해야 한다. 마치 스테이플러(stapler)를 유행시킨 호치키스(Hotchkiss)社의 회사 이름을 쓰는 것처럼 일반 명사와 대표 제품명을 혼용해서 쓰는 경우에 해당된다.

요새는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점점 커져서 거꾸로 우리가 쓰는 콩글리시가 역수출되어 세계화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mobile phone, cellular phone, cell phone 등으로 말해야 알아듣던 사람들이 한국 드라마의 영향으로 '핸드폰'도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하니 계속 버티다(?) 보면 우리가 쓰는 콩글리시의 세계화가 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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