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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별 부르는 말과 의미 (한자어로 나이별 이름, 나이별 명칭)

by 우oㅏ 2023.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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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연도로 세는 나이는 없어지고 태어난 날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만 나이가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인생의 여러 시기에 거쳐서 각 나이별 이름 또는 나이별 명칭이 있는데 알고 보니 어떤 것은 세는 나이고 어떤 것은 만 나이였다. 예를 들어 60세를 뜻하는 말이 이순(耳順)도 있도 환갑(還甲)도 있다고 들어왔는데, 사실 이순(耳順)은 세는 나이로 60이라 실제로는 만 59세 생일이고, 환갑(還甲) 또는 회갑(回甲)은 실제로 만 60세 생일이다. 오늘 이 글에서는 이런 나이별 생일을 부르는 명칭을 만 나이로 정리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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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나이 기준: 태어난 날은 0살

일단 기준부터 정해야 한다. 예전에 '세는 나이' 기준으로는 태어나자마자 한 살이고 해가 바뀔 때마다 한 살씩 먹어서 12월 31일에 태어난 아가는 다음날 1월 1일에 두 살이 되는 이상한 셈법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부턴 12월 31일에는 0세이고 그다음 날 해가 바뀐 1월 1일에도 만 0세 1일이 그 아기의 나이이다.
 
그리고 태어난 날이 논리적으로는 '첫 생일'인 것 같지만 만 1세가 되는 생일 (=첫 돌)을 첫 번째 생일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첫 돌잔치에 초를 1개 꽂는 것이 일반적인데, 어느 정도 자라면 햇수로 세는 나이 기준으로 초를 꽂았던 기억이 있다.
 
생일을 다른 말로 '귀빠진 날'이라고도 하는데, 이것도 사실 과학적(?) 근거가 있는 말로, 사람이 태어날 때 산모의 산도를 통과하기가 어려운 과정인데 이때 신생아의 가장 큰 신체 부위인 머리가 나오면 거의 성공한 것이고 머리 중에서는 가장 둘레가 큰 귀 부근이 빠져나오면 (=귀가 빠지면) 출산의 가장 큰 고비를 넘겨 성공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생일을 '귀 빠진 날' 또는 한자어 표현으로는 이출일(耳出日)로 불렀다는 설도 있다.
 

나이별 부르는 말과 의미

공자 맹자 시절의 옛날 중국에서도 '세는 나이'를 사용했었다고 한다. 그래서 논어에 나오는 나이는 '세는 나이' 기준이다. 세는 나이를 만 나이로 일괄적으로 변환할 수 없지만 (생일이 지났는지 여부에 따라 1씩 차이가 나니까..) 이 글에서는 아주 단순하게 '세는나이 - 1 = 만 나이'라고 가정하고 설명하겠다. 그런데 앞으로 만 나이가 제대로 정착되면 '세는 나이'가 뭔지 잊힐 것이라 아래처럼 구분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지고 혼용되어서 사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만 1세: ''이라고 부른다. 첫 번째 생일잔치는 '돌잔치'라고 따로 행사를 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백일잔치도 하고 돌잔치 때에는 가족, 친척, 지인들 다 불러서 그야말로 '잔치'를 했지만 요새는 가족끼리 조촐하게 하는 분위기이다.
 
세는 나이 15세 (만 14세가 되는 해): 지학(志學) - 공자가 '15세에 학문(學)에 뜻(志)을 두었다 (吾十有五而志於學)’라고 말했다고 하여 유래한 말
 
만 16세: Sweet Sixteen - 북미 지역 (미국/캐나다)에서 일종의 '성인식' 의미도 겸하는 생일로 특히 여학생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두어 파티를 열기도 하는 생일
 
세는 나이 20세 (만 19세가 되는 해): 약관(弱冠) - 이 말은 논어는 아니고 '예기'에 나온 말로, 성인이 되어 머리에 관(冠)을 쓸 나이이지만 아직은 여러 면에서 성숙하지 못하고 약(弱)하다는 의미
 
세는 나이 30세 (만 29세가 되는 해): 이립(而立) - '논어'에 나온 말로 '30세에는 나의 뜻이 확실히 섰다 (三十而立)'는 말에서 따온 것
 
세는 나이 40세 (만 39세가 되는 해): 불혹(不惑) - '논어'에 나온 말로 '40세에는 어떠한 것에도 미혹되지 않는다 (四十而不惑)'는 말에서 따온 것인데, 요새는 불혹을 '아무도 나에게 혹하지 않는다 or 아무도 나를 유혹하지 않는다'는 자조 섞인 우스개 말로 쓰기도 한다. ^^
 
세는 나이 50세 (만 49세가 되는 해): 지천명(知天命) - '논어'에 나온 말로 '50세에는 하늘의 뜻/명을 알게 되었다 (五十而知天命)'는 말에서 따온 것
 
세는 나이 60세 (만 59세가 되는 해):  이순(耳順), 육순(六旬)  - 이순은 '논어'에 나온 말로 '60세에는 어떤 말을 들어도 다 받아들이게 귀가 순해졌다 (六十而耳順)'는 말에서 따온 것이고, 육순은 순(旬)이 10을 뜻하는 한자라서 그냥 60의 다른 말이다. 예를 들어 11월 초순, 중순, 하순 이런 식으로 말할 때도 대략 11월 1일~10일이 초순, 11일~20일이 중순, 21일~말일까지를 하순으로 부르는 것처럼 순(旬)이 10을 뜻한다.
 
만 60세: 환갑(還甲), 회갑(回甲) - 이것은 60 갑자를 설명해야 되는데 이건 너무 길 테니 따로 다른 글에서 하기로 하고, 간단히 설명하면 예전 역법(달력 시스템)에 따르면 매해 두 글자로 고유의 이름을 붙이는데 앞 글자에 올 수 있는 글자는 천간(天干)이라고 부르며 10개가 있고, 뒤에 올 수 있는 글자는 지지(地支)라고 부르며 12개가 온다. 천간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지지는 흔히 동물의 띠를 말하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이고 임진왜란 같은 것은 임진년 (천간 = 임, 지지 = 진이 되는 해)에 일어난 왜놈들의 난이란 뜻이다. 아무튼 10과 12의 최소 공배수는 60이므로 같은 이름의 해가 돌아오는 데에는 60년이 걸리고 천간의 첫 글자인 '갑'이 돌아왔다는 의미로 환갑(還甲), 회갑(回甲)이라고 일컫는다. 이것은 공자나 논어와는 관계가 없고 역법 시스템에서 온 말이다.
 
만 61세: 진갑(進甲) - 이것은 환갑(甲)에서 한 살 더 전진(進)한다는 뜻에서 환갑 다음에 돌아오는 생일을 뜻한다.
 
세는 나이 70세 (만 69세가 되는 해): 칠순(七旬), 고희(古稀), 종심(從心) - 여러 표현이 있는데, 칠순은 위에 설명한 것처럼 순(旬)이 10을 뜻하는 한자라서 그냥 70의 다른 말이고, 고희(古稀)는 중국의 유명한 시인인 두보의 시 곡강(曲江)에 나온 표현인 ‘인생에 있어 70세는 예로부터(古) 희귀(稀)하다 (人生七十古来稀)’에서 두 글자를 따와서 부르는 말이다. 종심(從心)은 공자님의 논어에도 ‘70이 되니 무엇이든 하고 싶은 대로 마음(心)을 따라도(從) 법도를 벗어나지 않는다 (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는 말에서 따온 것인데, 이번에는 시인 두보가 더 영향력이 컸는지 종심보다는 고희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세는 나이 80/90세 (만 79/89세가 되는 해): 팔순(八旬)/구순(九旬)  - 순(旬)이 10을 뜻하는 한자라서 그냥 80/90의 다른 말이다. 그리고 사람의 나이를 상/중/하(上/中/下)로 나눌 때 100세 이상을 상수, 80세를 중수(中壽), 60세를 하수라고 부르기도 한다.  
 
세는 나이 91세 (만 90세가 되는 해): 망백(望百)  - 백(百) 살을 바라본다(望)는 뜻.
 
세는 나이 99세 (만 98세가 되는 해): 백수(白壽)  - 하얀(白) 나이란 의미는 아니고 일백 백(百)에서 하나 일(一)을 빼면 100 - 1 = 99라는 한자어 버전의 언어유희이다. 한편 현대 중국과 일본에서는 만 99세를 뜻하는 말로 쓰고 있다고 하고, 우리나라도 만 나이만 쓰게끔 변화 중이니 몇 년 뒤에는 위에 모든 것이 세는 나이가 아닌 만 나이로 그냥 사용(or 혼용)할 것 같긴 하다.
 
세는 나이 100세 (만 99세가 되는 해) 또는 그 이상의 나이: 상수(上壽) - 사람의 나이를 상/중/하로 나눌 때 100세 이상을 상수, 80세를 중수, 60세를 하수라고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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