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 영화 추천

그때 그 시점마다 딱 보고 싶은 영화가 다르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영화의 장르가 다 다르며, 그 한 사람도 때에 따라 보고 싶은 영화의 장르가 달라진다. 뭔가 스트레스를 받고 만사가 귀찮을 땐 시원시원한 액션 영화가 입맛을 당기기도 하고, 기분이 다운되었을 땐 어처구니가 없는 B급 병맛 영화가 보고 싶기도 하며, 혼자서 조용히 영화를 보고 싶을 땐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영화나 음악이 좋은 영화를 고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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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자기 자신의 취향을 잘 파악하여 자기가 좋아하는 주제를 잘 알고 있으면 영화를 고르는데 시간 절약이 된다. 그런데 같은 주제라도 그 표현 방식이나 장르가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주제라도 다양한 영화의 맛을 즐길 수가 있을 것이다. 
 

시간 여행을 주제로 하는 영화들

시간 여행은 주로 SF 장르에서 인기 있는 주제로, 수많은 영화에서 차용되어 왔다. 그러나 같은 주제라 할지라도 감독과 각본에 따라 본격 SF뿐만 아니라 따뜻한 로맨틱 코미디부터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스릴러까지 다양하게 표현된다. 시간 여행을 소재로 사용한 영화 중 나름 취향 괜찮은 몇 가지 영화를 간단히 소개하고 추천해 보겠다. 
 

어바웃 타임 (About time, 2013) 

전혀 SF 장르와는 상관없는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볼 수 있다. 주인공은 어느날 아버지로부터 이 집안의 남자들은 시간 여행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되고, 이 능력을 십분 활용하여 처음에는 꿈에 그리던 여자를 얻기 위해 사용하지만 과거를 바꾸면 미래에 예기치 못한 (원하지 않았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는 결국 일상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면 이런 능력은 안 써도 된다는 교과서적인 교훈을 주려고 애를 쓰지만, 초능력을 좋아하는 나에겐 어림도(?) 없었다. 초능력 있으면 잘 써야지. 후후후. 아무튼 판타지에 가까운 영화 속 인물들과 매력적인 유머로 관철된 이 영화는 편안히 볼 수 있는 기분 좋은 영화를 찾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어바웃 타임

 

백 투 더 퓨처 (Back to the future, 1985)

이 영화는 이미 SF 장르에서 아이코닉한 고전 영화가 되었다. SF 코미디 영화로 분류할 수 있겠다. 고등학생 주인공이 우연히 타임머신 실험 과정에서 테러리스트에게 휘말려 30년 전인 1955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곳에서 아직 결혼 전의 부모님이 자신의 개입으로 못 만나게 되어 자신의 존재가 서서히 사라지려 하고, 부모님이 서로 사랑에 빠져야만 현재에서 자신의 존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된다. 주인공은 타임머신을 발명한 괴짜 박사의 젊은 버전을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미래로 돌아가기 (말그대로 back to the future 하기) 위해 힘을 합친다.
 
하도 유명한 영화라서 다른 영화 속에서 타임 패러독스를 설명할 때 주로 이 영화를 예로 들기도 하고, 타임머신으로 나왔던 자동차 드로리안은 한 참뒤에 나온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도 주인공이 가상현실 속에서 타는 자동차로도 나온다. 두 영화 모두 아이들과 보기에도 좋은 영화 같다.

빽 투 더 퓨쳐

 

사랑의 블랙홀 (Groundhog Day, 1993)

시간 여행이라기보다는 타임루프 (Time-loop) 장르의 대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역시 전혀 SF적이지 않은 일종의 코믹 판타지 영화다. 기상 캐스터인 주인공은 어쩌다가 같은 날을 반복해서 되풀이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루프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다 포기하다를 반복하면서 머물던 도시의 이웃 주변 사람들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기 시작하면서 냉소적이었던 자신이 서서히 변해 가는데...  재미있는 각본, 배우들의 코믹한 연기, 주인공의 성장과 자아 발견에 대한 메시지는 시대를 초월한 고전이 되었다.

사랑의 블랙홀

 
보통 타임루프 장르는 같은 배경과 동일 사건이 반복될 수 있어 자칫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The Girl Who Leapt Through Time, 時をかける少女, 2006)처럼 초반부에 살짝 지겨워질 우려가 있는데, 사랑의 블랙홀은 이를 재치 있게 잘 처리해서 매끄러운 영화를 만들었다. 비교적 최근의 매끄러운 타임루프 영화로는 '엣지 오브 투모로우 (Edge of Tomorrow, 2014)'가 있다. 타임루프 구간에서 계속 진화하는 주인공을 보여주어 계속 흥미를 잃지 않게 잘 이끌어 간다. 하나 아쉬운 건 외계인이 초반 포스 대비 나중에 너무 허접하게 끝나는 점이랄까? 

시간을 달리는 소녀

엣지 오브 투모로우

 

12 몽키즈 (Twelve Monkeys, 1995)

이 영화는 결말을 보고 나면 생각이 참 많아지는 SF 영화다. 멀지 않은 미래에 인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거의 멸종 직전까지 간 아포칼립스 상태의 세상이 배경이다. 일종의 연구집단이자 지배자 그룹에서는 죄수였던 주인공을 과거로 보내어 인류 멸망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알아내려 한다.
 
타임 머신의 영점 조절을 잘 못 맞추었는지 엉뚱한 시대로 보내지기도 하고 과거의 복잡한 상황을 헤쳐나가면서 자신이 진짜 미래에서 온 것인지 아니면 정신이상인지 자신의 정신 상태와 임무에 대해 본질적인 의문을 품는다. 이런 주인공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지와 더불어 바이러스의 기원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추리와 반전이 기가 막히다.

12 몽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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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시간이 없어 딱 한편만 봐야 한다면, 일단 12 몽키즈부터 시작할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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