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보통 러닝머신이 야외 달리기보다 더 힘든 이유

by 우oㅏ 2023. 11. 25.
반응형

트레드밀 vs. 야외 조깅

조깅을 해본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느끼겠지만, 개천길이나 공원에서 달리는 것보다 실내 체육관에서 트레드밀을 달리는 것이 훨씬 힘들게 느껴진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보통 밖에서 6:00 페이스(pace)로 달리기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사람이 비 오는 날에 실내 트레드밀로 달리기를 할 때 보통은 600 페이스에 해당하는 속도(속력, speed)인 10km/h로 런닝머신을 세팅하고 달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러닝머신이 바깥에서 달리는 것보다 훨씬 더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여기에는 심리적인 차이뿐만 아니라 실제로 힘들 수밖에 없는 생리적 or  물리적인 차이도 많다. 
 

반응형

 
[관련글]

러닝머신 시속 속도와 페이스(Pace) 환산표

페이스(Pace), 속력 (Speed)달리기를 하다 보면 실외에서 뛸 때는 평균 속도보다 페이스를 생각하는 것이 느낌이 오지만, 실내에서 트레드밀로 운동할 때는 보통 머신에서 디스플레이로 제공되는

withbesties.tistory.com

 
 

지겨움 - 트레드밀은 원래 영국 죄수들의 고문(?) 기구

가장 흔하게 언급되는 실내/야외 달리기 차이점은 뭐니 뭐니 해도 '지겨움'이다. 밖에서는 내가 달리면서 당연히 장소의 변화에 따른 지형지물의 변화가 생기게 되고, 모퉁이를 돌거나 다리를 건너가면서 바라보는 풍경이 확연히 달라지며,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도 계속 바뀌게 된다. 그리고 나무가 우거져서 풍경이 계속해서 비슷비슷한 숲 속 길을 지나더라도 포장된 도로인지 보도블록이 깔린 인도인지 흙길인지 자갈길인지 야자 매트가 깔린 공원길인지 등 발이 접촉하는 면의 특성과 느낌 또한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때 우리의 뇌는 매우 활성화된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인간의 뇌는 수렵 채집 시절에 필요했던 길 찾기 능력과 되돌아가기 위한 경로의 기억을 위해 급격히 발달하였다는 가설이 유명하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뇌를 활성화기 위해서 역으로 이런 특성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프로젝트 진행 중에 뭔가 아이디어가 잘 안 떠오르거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때, 안 가봤던 길로 산책을 하거나 평소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던 사람이 버스를 타거나 한 정거장 전/후에 내려서 걷는 등 새로운 장소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아이디어가 활성화된다는 사례가 많이 있다. 따라서 야외에서 달리면서 겪는 환경의 변화를 뇌는 매우 중요한 정보로 인지하고 반응하기 때문에 엄청나게 뇌가 활성화되고 지겨움이 생길 틈이 없다. (물론 같은 실외 환경이라 할지라도 매번 똑같이 운동장 트랙을 반복해서 돈다면 뇌는 금세 지겨움을 느낄 것이다.)
 
그런데 체육관의 런닝머신 or 러닝머신 or 트레드밀은 어떤가? 발은 열심히 구르지만 주위의 환경은 변화가 없는 이상한 인지부조화의 상태가 되어버린다. 변화가 없는 공간에서의 반복적인 행위는 사실 단순 지겨움을 넘어 고통을 줄 수 있다. 실제로 트레드밀의 원조(?)는 산업혁명 시기의 범죄율이 폭증하던 영국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하도 좀도둑 등의 범죄자가 많아져서 죄수 수용 시설이 과밀화되었고 죄수들 간의 문제도 많아지자 이들을 컨트롤하고 노동도 시킬 겸 트레드밀을 도입했다고 한다. 그 당시의 트레드밀은 큰 원통형 물레방아 같은 것으로 죄수들이 계속 밟아서 한쪽 방향으로 돌게 만들고 이 동력을 공장 기계 등에 연결해서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강제적으로 오랜 시간 동안 몸을 움직이는 것이 너무 괴롭게 느껴져서 다들 공포에 떨었다고 한다. 나중에는 죄수들 사이사이에 칸막이를 설치해서 서로 잡담이나 태업을 위한 작당모의를 금지시켜서 죄수들의 고통이 가중되었고 한참 후에는 죄수들의 인권 측면에서 너무 가혹하다고 하여 폐지되었다. 이제 러닝머신을 달리면서 왜 고통스러운지 너무 고민할 필요 없다. "원래 그런 물건이었다. 고문으로 느껴질 정도로..." 
 
아무튼 러닝머신은 실외 달리기에 비해 지겨움이 클 수밖에 없고, 정신적으로 쉽게 지치며, 이로 인해 육체적으로도 더 힘들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서 TV 스크린을 하나씩 앞에 달기 시작했고 요새는 다들 스마트 폰으로 뭔가를 보고 and/or 들으면서 이 지루함을 달래고 있다. 
 
재미있는 예능이나 유튜브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으나, 오롯이 달리기에 집중하고 싶은 사람들은 TV 화면에 내가 원하는 영상을 띄울 수 있는 경우에 마치 '내가 달릴 때 보이는 영상'을 틀어 놓으면 위에서 언급한 인지부조화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유튜브에서 'Virtual Run', 'Trail running 4K HD', 'Central Park Virtual Run', 'Paris France Virtual Run' 같은 류의 영상을 검색해 보자. 참고로 달리기 영상은 아니지만 'railroad 4K UHD' 등의 영상은 기차 조종석에서 보이는 풍경이라서 실제론 아주 천천히 달리지만 마치 빠르게 질주하는 기분을 낼 수도 있다. 
 

체온조절 또는 바람 문제

이것은 경우에 따라 유불리가 좀 달라지기는 하다. 완전 한여름 땡볕이나 완전 한겨울 강추위+강풍 조건이라면 실외 달리기가 훨씬 힘들 것이다. 그러나 그런 날씨에는 아예 나갈 생각을 하기 어려우니 이런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이야기해 보자. 예를 들어 날씨 좋은 봄/가을의 어떤 날처럼 실내나 실외가 비슷한 기온과 습도라고 가정해 보자. 
 
이런 경우에도 역시 실내 트레드밀이 더 어렵게 느껴진다. 왜냐하면 야외 달리기는 기본적으로 내가 달려가는 것으로 인해 바람이 없더라도 내가 공기층을 뚫고 달려 나가기 때문에 바람이 느껴진다. 그래서 대부분 실외 달리기 환경에서는 약한 바람은 느껴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땀이 나도 이런 바람으로 인해 증발열 또는 기화열을 빼앗김으로써 좀 더 시원해지고 체온이 덜 올라가면 심박수도 덜 올라가고 체력적으로 덜 지친다. 이에 반해서 실내 런닝머신은 계속 제자리에 머물기 때문에 공기가 정체되고 몸 주변의 열도 계속 정체되어 훨씬 더 덥게 느껴진다. 
 
내가 다니는 체육관의 트레드밀에는 미약하지만 선풍기 기능이 있기는 있는데 바람이 너무 약해서 조금만 지나도 열이 올라서 정말 아쉽다. 중간중간에 대형 업소용 선풍기로 살랑살랑 수준의 바람만 있어도 더 오래 달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많이 아쉽다. 물론 위에도 언급했지만 극단적인 더위나 추위로 실외 달리기가 어려울 경우에는 실내 트레드밀이 거의 유일한 대안이긴 하다.
 
실내 러닝머신 환경이 너무 더운 사람들은 휴대형 선풍기를 준비하거나 Gym에서 제공하는 체육복이 아닌 달리기에 더 적합한 얇고 통풍 잘되는 옷을 따로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체육관 회원복 대부분은 달리기 용으로 사용하기엔 적당하지 않은 것 같다. 그저 웨이트 트레이닝에 적합하게 신축성과 땀 흡수 정도만 신경 쓴 듯하다. 뭐, 아예 찜질방 옷 같은 곳도 있고...)
 

신체적 차이 (사용하는 근육의 차이, 낮은 or 느린 자유도)

그리고 심리적, 환경적 차이를 넘어서 신체적으로도 조건이 상이하다고 볼 수 있다.
 
일단 실외 달리기는 앞으로 전진하는 방향의 운동과 지면 반발력을 활용하는 수직 방향의 운동이 섞여서 종합적으로 달리는 것인데 반해서 트레드밀은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벨트 위에서 달리기 때문에 앞으로 전진하는 데에 사용되는 근육보다는 마치 제자리에서 위로 뛰는 방향으로 힘을 쓰는 근육들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쓰게 된다. 즉, 달리기라는 동작은 매우 유사하지만 실외 달리기 vs. 실내 트레드밀 사이에서 사용하는 근육들과 힘을 쓰는 방향과 정도가 실제로 다르다. 따라서 실외에서 주로 달리던 사람들은 런닝머신에서 어색함을 느끼게 되고 그로 인해 덜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어서 힘들게 느껴진다. 그리고 위+앞 방향으로 힘을 쓰는 것에 비해 주로 위 방향으로 힘을 쓰니 같은 체중을 이동시키는데 동원되는 근육의 수가 트레드밀의 경우에 더 적게 된다.(또는 실외 달리기에 비해 활성화되는 근육의 양이 적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즉, 같은 거리를 이동하는데 더 적은 근육이 동일한 일을 하게 되면 부하가 몰리면서 더 쉽게 지칠 수 있다. 
 
그리고 같은 평균 속도 (=같은 평균 페이스)라고 해도 '평균'이 같다는 것이지 실외 달리기의 경우에는 내 컨디션에 따라서 불과 한 두 걸음 사이의 짧은 시간 내에 속도를 올리거나 낮출 수 있는 데에 비해 트레드밀은 내 컨디션과 관계없이 '평균값'에 내 몸을 맞춰야 한다. 실제로 실외 달리기 기록을 보면 운동장 트랙 같은 아주 일정한 노면에서도 초기에는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한참 잘 달리는 구간이 있다가 장거리의 경우 중간중간 쉬어가는 (=조금 느린) 구간도 생기고 후반에는 좀 지쳐서 느려지다가 막판에는 질주를 하면서 순간 페이스는 최고점을 찍기도 한다.   
 
그런데 실내 트레드밀에선 "아, 내가 지난번에 속도로 환산하면 평균 10km/h였으니까 그 속도로 세팅하고 달려야지" 이러고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속도로 뛰려 한다든가, 아니면 처음엔 느리게 서서히 올리고 중간에 고속 유지하고 나중에 힘들면 좀 낮추고 하는 식의 속도 조절을 하기는 하지만 이는 서서히 속도를 바꾸는 것이지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야외 달리기 때 순간순간 내 컨디션을 보고 조절할 수는 없다. 즉, 실내 트레드밀 달리기는 속도 조절의 자유도가 매우 작다. 
 
이런 사용되는 신체적 차이나 적은 자유도로 힘들 수 있기 때문에 트레드밀에서는 다음과 같은 보정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트레드밀에 약간의 경사(slope)를 조금 올리면 전진할 때 주로 사용되는 다리 뒤쪽 근육을 사용할 수 있다. 처음 한 5분 정도는 아주 느리게 살살 워밍업을 해주고, 본격적으로 달리기를 할 경우에도 실외에서 기록했던 평균값보다 좀 더 느리게 세팅을 해줘서 몸이 받는 부하를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하도록 해본다. 

 

요약: 실외 달리기와 비슷한 런닝머신 환경 조성하는 법 

- TV 화면에 Runner 시점의 영상 틀기 
- 가능하면 손 선풍기 추가
- 트레드밀 경사도 조금 올리기
- 야외 달리기 평균 속도보다 늦추기
 

[런닝머신의 지겨움을 달래기 위한 러닝용 이어폰]
일반적인 이어폰도 좋겠지만, 귀에 땀차고 외이도염 걱정되는 사람들은 오픈형 이어폰이 답이다.

1) 보스 오픈형 이어폰 (귀찌 형태)

보스 울트라 오픈형 이어폰

COUPANG

www.coupang.com

2) 샥즈 오픈형 이어폰 (안경 다리 형태)

샥즈 (Shokz) OpenFit T910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

COUPANG

www.coupang.com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관련글]

비오는 날에도 할 수 있는 존2 훈련, 실내 유산소 하는 방법

비 오는 날에도 할 수 있는 (존 2 훈련) 실내 유산소 하는 방법 체력을 기르기 위해서 존 2 (Zone 2) 러닝을 연습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천천히 오래 달리는 것이 흥미진진한 일은 아니라서 특히 트

withbesties.tistory.com

저질 체력의 달리기

나 자신을 알라. 저질 체력은 어떻게 운동의 강도를 정하는 것이 좋을까? 일단 ‘나의 현재 수준'이 어느 정도일지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내가 조깅이란 것을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러닝화, 옷이

withbesties.tistory.com

체력 기르는 운동: 존2 + 인터벌 달리기 연습 방법

체력 기르는 방법 등으로 찾아보면 요즘 많이 검색되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잘 알려진 최대 심박수를 왔다 갔다 하는 '인터벌 훈련'이고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존 2 훈련' (Zone 2 Training)

withbesties.tistory.com

달리기 케이던스 180 spm

조깅 또는 달리기를 할 때 부상 방지를 위해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러닝 케이던스를 180 spm (step-per-minute)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다. 달리는 중에 자신이 목표로 하는 케이던스를 쉽게 유지하려면

withbesties.tistory.com

슬로우 조깅, 존2(zone 2) 달리기 1시간 연습

체력 확실히 키우는 운동 방식현재까지 이것저것 많이 찾아본 결과 체력을 기르는 방식으로 가장 효율적인 것은 (러닝 기준으로) 운동시간의 80% 정도는 저강도 유산소 운동을 해주고 나머지 시

withbesties.tistory.com

달리기 페이스(Pace)

건강증진 겸 취미 생활로 근력 운동 (웨이트 트레이닝)과 유산소 (달리기, 조깅, 러닝, 런닝, 뜀박질... ^^)를 번갈아 가면서 하고 있는데, 러닝 관련 검색이나 유튜브를 보다 보면 생각 보다 일상

withbesties.tistory.com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