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궁금해졌다. 조정석 배우 주연의 재난영화 '엑시트'에서 나온 장면 같은데, 암벽 등반 경험 있는 사람이 건물을 타고 올라가야 하는데 손에 바르는 하얀 가루가 없자 칠판에 있던 분필을 잘게 부수어 손에 바르고 올라가던 장면이 있었다.
체조 경기나 역도 경기 등을 보다 보면 어떤 그릇에 놓인 가루+주머니 같은 것을 만지며 손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는데 보통 '탄마가루'로 알려져 있다. 처음 들었을 때엔 탄마가 '태운 마(식물)'인가라고 상상했던 적도 있는데, 알고 보니 탄마 = 탄산마그네슘의 줄임말이었다. 그 하얀 가루의 성분이 탄산마그네슘(MgCO3)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비슷하게 미끄럼 방지 용도의 하얀 가루를 '송진가루' 또는 '쵸크'라고 부르기도 한다. 쵸크는 영어로 chalk이고 이건 우리가 학교에서 많이 보는 '분필'이란 뜻도 가지고 있다. 실내 운동하는 사람들은 가루가 펄펄 날리는 것을 꺼리고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된다고 생각해서 액체 형태로 바르면 금세 마르면서 하얗게 되는 액체 제품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그 이름이 '액상 탄마' 아니면 '액상 쵸크'다.
탄마, 송진, 쵸크, 필기용 분필의 성분은 다 같은 걸까? 하나씩 살펴보자.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 다른데 석어서 쓰기도 한다.
송진(Rosin, Pine Resin)
소나무의 진액을 가루로 만든 건데, 나무의 수지 성분인 만큼 복잡한 고분자 중합체라고 한다. 참고로 이 송진 같은 천연수지가 땅속에서 오랫동안 압력을 받아 굳어진 것이 보석류로 여기는 호박(=amber다. 먹는 호박 pumpkin이 아니라...)이다. 야구 투수의 로진백에 들어 있는 물질이기도 하고 바이올린, 첼로, 아쟁 등 현악기의 활에 송진을 적절히 발라야 현과 마찰력이 커지면서 떨림 즉 소리가 잘 나게 된다.
액체를 만나면 덩어리 지는 성질이 있어서 역도, 체조에서는 손의 땀 때문에 송진이 아니라 위의 탄마가루를 쓴다.
분필 (chalk)
탄산칼슘(CaCO3) 또는 황산칼슘(CaSO4) 등의 혼합물로 필기용으로 개발된 것이다. 하얀 가루라는 공통점과 칼슘 성분이 같기는 하지만 운동용 탄마가루와는 다른 물질이긴 하다. 하지만 어릴 적 놀이터 철봉에서 놀다 손이 미끄러워지면 고운 모래나 흙을 비벼서 습기를 제거하면 잘 매달릴 수 있었던 기억으로 보아 영화에서 분필가루로 대용해도 잠깐은 유용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탄마가루, 액상탄마, 액상쵸크
서두에서 말했듯이 화학식은 탄산마그네슘 (MgCO3)이다. 손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바르는 용도로 사용되고, 액상 탄마는 액체 형태로 탄산마그네슘을 알코올에 녹여서 제품으로 만든 것이다. 액상 탄마를 액상 쵸크로 부르기도 하는데, 아마도 영어권에서 분필(쵸크) 가루와 생긴 게 비슷해서 탄마가루를 쵸크가루로 불렀던 것에서 유래했을 것이다. 실생활에서 누가 "(영어로) 거기 화학식이 탄산마그네슘인 미끄럼 방지 가루 좀 줘봐" 이랬겠나. 아마 "거기 쵸크 줘봐'가 더 쉬워서 혼용되었을 것이다. 요새는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어(한자)와 영어의 조합인 탄산-마그네슘의 앞글자로 '탄마'라고 줄여 부르니 탄마가루 액상탄마 등이 더 잘 유통(?)되는 단어인 것 같다.
참고로 '클리어'란 말이 붙은 제품은 투명하거나 거의 하얀색이 잘 안보이는 제품이라서 헬스장에서 상대적으로 눈치 덜 보고 사용할 수 있다. (물론 흰색이 기구에 묻으면 다른 사람을 위해 잘 닦는 것이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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